어릴 때, 내 물건은 모두 빨간색이었고 남동생 것은 파란색이었다.
여자아이라고 온통 빨간색이었던 기억이 너무 싫어서
아이 물건을 살 때마다 빨강이나 핑크는 무조건 제외시켰다.
하지만, 자기 주장을 할 나이가 되자 아이는 핫핑크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고
핫핑크 원피스를 입은 아이는 세상 누구보다 환하게 웃곤했다.
그때부터 아이 물건은 모두 핫핑크였다.
벙커침대를 살 때만큼은 블루를 권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잠시 엘사를 동경해서 푸른색에 눈을 돌렸던 적도 있는데 아주 잠깐이었고
평범한 핫핑크로는 부족한 듯 이번에는
스팽글이 잔뜩달린 현란한 핫핑크와 사랑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