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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봐요!
정진호 글.그림 / 현암주니어 / 2014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를 봐요!
- 그 누군가에게 손 내밀 때 기적이 만들어진다.
흑백의 그림, 수지의 마음
간단한 선과 형태로 나타난 사람들, 뭔가 일상적인 형태와는 다른 모습이다. 제목에 말풍선이 있고 한 아이는 위를 보고 있다.
표지를 열고, 면지를 살펴보니 빼곡히 네모가 그려져 있다. 뭔가 까만 괴이한 물체가 있다. 뭔가 예쁘지 않는, 그 형체는 뭔지 알 수가 없다. 표지도, 면지에도 색이 없이 흑백으로 되어 있어서, 따뜻한 느낌이 없다. 한 장 넘겨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니, 주인공으로 보이는 수지에게 사고가 났단다. 그 이후에 또 다시 반복된 면지의 모습.
아! 이 곳은 병원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수지가 창문을 열고 내려다 본 풍경엔 4그루의 가로수가 서 있고,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수지는 왜 창문을 열게 되었을까? 아마도 답답하고, 바깥이 궁금했을 것이다. 병원에서 벗어나 세상에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갈 수가 없다.
그 마음은 어떨까?
“위를 봐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개미 같고, 빠르게 길을 지나간다. 때로는 강아지와 놀기도 하고, 비가 오면 우산 행렬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수지와 연결되지는 못한다. 수지는 절박한 심정으로 “위를 봐요.”라고 외친다. 그때 지나가다 눈이 마주친 남자아이. 그 아이는 내려오라고 하지만, 못 내려오는 수지. 그때 한 가지를 제안한다. 바로 길 위에 눕기. 잠시 후 그 아이 엄마도 눕는다. 제3의 법칙이던가? 한 장을 넘겼더니 금세 여러 명이 수지를 보고 눕는다. 그 모습을 본 수지는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니 삭막했던 길에 꽃이 보인다.
한 아이가 만들어낸 기적
수지에게 관심을 보여,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던 수지에게 선물을 가져다 준 남자아이. 그 남자아이의 작은 도전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상엔 수지처럼, 혼자의 힘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 소통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그런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손이 필요한 때, 나도 용기를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