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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
찰스 S. 코켈 지음, 이충호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평점 :
열린 책들에서 이 책을 읽어보지 않겠느냐 물으셨을 때 나는 소개글의 첫 문장을 읽고 당연히요!!를 외치고 말았다…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던 적이 있나요?<< 당근이죠 저 천체물리학 전공하고 외계 생명 탐사 동아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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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은 첫 목차부터 날 또 낄낄 웃게 한다. ‘외계인 택시 기사가 있을까?’, ‘나는 화성 여행에 나설 것인가?,’ ‘우리는 외계인 동물원의 전시 동물인가?’. ‘우주에는 독재 사회가 넘쳐날까, 자유 사회가 넘쳐날까?’ 흥미롭다 흥미로워. 이렇게 독자를 빨려들게 만드니 꽤 두께가 있는 비문학 서적임에도 단숨에 후루룩 읽어버릴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스스로를 >>우주 애호가<< 라고 칭하신 만큼 그 어떠한… 물리학 공부하는 사람들의 어떤… 하찮음…? 낄낄포인트…? 피식 요소들…? (욕 아님. 나도 물리학과임;;) 이 있어서 은은하게 동질감을 느끼며 읽었다… 아 찐따 감성? (ㅈㅅ) 너드미… 정도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이 작가님 스타트렉의 굉장한 팬이시던데… 저도 스타트렉 참 좋아한단 말입니다? 스타워즈보단 스타트렉이죠… 아무튼 여러모로 야 이 사람 나랑 잘 맞네 ㅋ 생각하며 내용도 작가님도 재밌는 분이라 더 즐겁게 책을 읽었다.
얼마 전, 예술을 전공하는 언니와 공룡덕후박람회를 보러 국립중앙과학관에 다녀왔는데 나한테는 너무 당연한 현실 속 과학의 요소들, 우주의 요소들에 언니가 정말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는 것을 보고 새삼 아 이게 당연한게 아니구나, 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 책에서도 과학자와 택시 기사가 나누는 대화에서 그런 느낌을 다시금 감각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그 둘의 대화 속에서 과학이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는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가 했던 대화도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1초를 정의하는 방식, 원소가 생겨나는 방식, 과거의 우주가 지금 우리에게 비추는 빛… 이런 것들에 너무나 익숙해져있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경이로운 일들인지 다시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외계인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나도 많이 알고 있고 익숙한 부분이기에 나에게 인상 깊은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눈과, 질문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처럼 이 책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질문하고 연구하는 삶을 살겠다며 이 길을 택했지만 사실 너무 많은 것이 이미 밝혀졌음을 알아버리고 그것들에 익숙해져 오히려 받아들이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우주의 놀라움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들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볼 시간을 오히려 놓쳐버리고 만 것은 아닌지. 최근엔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만 왜?를 쏟아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 대해서 새롭게 질문 할 수 있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을 다시금 되살리는 시간이어서 그게 나에겐 참 좋았다. 앞으론 엉뚱해보여도 계속 왜?를 던져야지…
확실히… 과학자가 과학자 특유의 유머를 잔뜩 녹여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쓴 글은 똑같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과학자끼리 통하는 유우머에 낄낄 거리기도 하고, 이론을 설명하는 아주 친절한 설명에 야 이걸 이렇게 설명하네 ㅋㅋ 하며 다시금 그걸 처음 배웠던 순간을 떠올리기도 하고, 질문하는 모습을 마주보며 나도 다시금 그런 감각을 되찾아도 보고. 즐겁고 또 유쾌하게 보냈던 시간이었다. 강추!! 이렇게 재밌게 설명하는 과학자 몇 없다…
앞으로 왜? 라는 질문을 좀 더 서슴치 않고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어느날택시에서우주가말을걸었다 #찰스코켈
이 글은 열린책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