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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우리는 언제 힘을 잃나요? 전 요즘 자꾸 타인과 저를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까봐, 혹은 더 뛰어나지 못할까봐, 무엇보다 내가 만족할 정도로 성취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저보다 어떤 면에서 뛰어난 주변 사람들을 보고 자꾸 무기력해지고 심란해졌던 것 같습니다. 완벽한 나에 도달할 수 없다는 불안함은 커져가기만 했죠.
그러던 중 이 책을 읽었어요. 자꾸만 '달'에게서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 많은 인간의 기대를 받는 '달'. 그 기대와 기도가 버거워진 달은 되려 그 기대와 기도들을 멈춰달라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말죠. 땅으로 떨어진 달은 무력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카나, 인간 아기, 달은 함께 자라며 하나가 되고 새로운 그들만의 삶을 일구어갑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성장시키고 보듬어주고 함께 나아가죠. 기대에 부응하는 삶이 아니더라도 가치있는 삶임을 알게됩니다.
책을 덮고 저는 제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 봤어요. 고민이 시작되기 전까지 직진하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시간 동안에도 이리저리 헤매었더라고요. 방황도 많이 했고요, 길을 찾지 못해 엉엉 울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 가장 나은 상태의 저로 이 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 덕분에 이뤄낸 성장으로, 함께 나아가는 힘으로. 혼자가 아닌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과의 연대로. 그래서 지금 저는 그저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힘을 얻는 '나'입니다.
달은 결국 그냥 '달'이 됩니다. 인간 아이는 '인간 아이'가 되고요. 특별히 무엇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젠 알 것도 같습니다. 나에게 맞는 자리는 그저 내가 되는 것, 다른 무엇이 아닌 나 스스로가 되는 것. 그 과정이 굴곡지고 험난하더라도, 서로 다른 '나' 들이 모여 우리는 모두 각자가 되는 것이겠지요.
유독 읽으며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엄마께도 선물해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제가 저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굳은 심지의 뿌리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응원이 항상 단단히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고, 지키고, 함께 나아가는 용기와 모든 과정을 응원하게 됩니다.
"너의 용기로."
#울지않는달 #텍스트Z
이 글은 창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