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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평점 :
판타지 소설을 사랑하며 자라난 소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판타지 소설하면 환장하는 여성이 되었습니다... 해리포터를 거쳐 메이즈러너를 지나 헝거게임을 찍고 성장한 나에게 다가온 새로운 판타지 소설 <재뉴어리의 푸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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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시작부터 재뉴어리의 심상치 않은 존재성을 어필하는 듯이 문을 연다. 그녀의 입으로 전해듣는 막 밝아온 19세기의 배경, 당시 흔치 않았던 유색인종의 그녀, 그럼에도 백인 부자 남성의 양녀처럼 키워지는, 그러는 중에도 글을 쓰고 상상력을 가진 재뉴어리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나는 그 배경을 자세히 그려볼 수 있었다.
재뉴어리, 그녀를 키우는 로크씨, 로크씨 밑에서 세계를 떠돌며 희귀품을 로크씨에게 가져다주는 셋의 관계가 얽히고 섥혀있다. 로크씨는 재뉴어리를 양녀처럼 대우하면서도 극도로 통제한다. 어릴적 그녀가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문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녀가 쓴 글이 갖는 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로크씨는 재뉴어리를 가두고, 재뉴어리는 그가 원하는대로 성장한 모습을 가장하며 성장했다.
재뉴어리는 <일만 개의 문>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빠가 준 선물이라 여긴다. 로크씨가 원하는 대로 성장한 것 같이 구는 재뉴어리는 더 이상 아빠에게 달려가 안기지도, 모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몰래 아빠를 찾아가지도 않는 소녀가 되었다. 그러던 중 아빠가 돌아오지 않게되고, 로크씨는 그가 죽었다 말한다. 그러나 재뉴어리는 그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만 개의 문>을 읽는다. 그리고 그녀는 어릴적 그랬던 것처럼 문을 발견하고, 줄리언과 애들레이드의 이야기를 알게된다.
아빠가 재뉴어리를 위해 고용했던 제인마저 해고되고 저택에서 쫒겨나자, 재뉴어리는 그녀의 능력을 이용해 저택 탈출을 꿈꾸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잡혀서 다시 통제광 로크에 의해 정신병원에 가둬진다. 그곳을 가까스로 탈출한 재뉴어리는 아빠를 찾아나서는 모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재뉴어리는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 그녀의 능력은 그녀를 어떤 순간으로 인도할까? 그녀가 만난 그 문은 그녀를 어떤 곳으로 이끌까?
책을 읽는 내내 어릴적 푹 빠져있던 해리포터의 세계처럼 견고한 한 세계의 일원이 되어 함께 모험하는 기분을 느꼈다. 재뉴어리와 함께 여정을 함께하면서 내내 이야기에 푹 빠져 문을 넘나들었다.
이 책 표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다. '글을 쓰자 문이 열렸다. 나는 그 문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이 소설의 일부였다.' 재뉴어리가 쓰는 많은 문장들이, 그녀가 넘나드는 수많은 문들이, 그로써 만나는 무수한 세계는 재뉴어리가 스스로를 마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세계의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재뉴어리가 넘나드는 문들은 우리에게 도전과 변화이다. 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오면 어떤 것이라도 그것이 변화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재뉴어리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계속 도전과 변화의 여정에 대한 은근한 암시를 받는다.
재뉴어리가, 그녀의 엄마가, 그리고 그녀의 아빠가 문을 통해 모험하고 경험한 것들이 그들의 삶을 이끌었던 것처럼. 그녀의 엄마가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위해 모험을 시작하고, 그녀의 아빠가 아내를 찾기 위해 문을 열고, 재뉴어리가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문을 통해 여행하는 것처럼. 문을 통해 이어지는 본인을 찾는 여정은 우리로 하여금 문을 통과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하게한다.
단순히 재밌고 신나는 판타지 소설을 넘어선 책같다. 읽는 내내 영화 한편을 본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벽돌책임에도 책장이 어찌나 술술 넘어가던지... 읽는 동안은 그저 재밌다! 는 생각 뿐이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내가 넘게될, 혹은 넘어온 많은 문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문은 변화이고, 변화는 위험하지만 필요하다고. 문은 혁명이고 격변이자 불확실성이고 미스터리이며 중시묵으로 온 세상이 그 축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 문은 모든 이야기의 히작이자 끝이고, 세상 사이의 통로로 모험과 광기, 심지어 - 이 대목에서 그는 미소 지었다 -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이 없다면 세상은 침체되고 석회화되며 이야기가 사라진다.
<재뉴어리의 푸른문> p.253
동화같기도 한 이 이야기에서 나는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이고, 그것을 향해 어떤 도전을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 같았다.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던 이야기는 이런 것이 아닐까. 당시 시대에 참정권을 얻지 못할 정도로 차별받았던 여성, 심지어 유색인종인 재뉴어리. 그리고 그녀의 엄마인 애들레이드, 조력자인 제인. 그녀들을 그려냄으로서 저자는 주체적이고 당찬 여성상을 비추며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가치는 평등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내 삶에서 추구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일까?
모험과 판타지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같은 새로운 이야기로, 그리고 성인이 읽어도 깊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더운 여름밤 밤세워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고민한 그 밤들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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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밝은 세상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