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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37
서귤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6월
평점 :
'재영쓰'와 '주운쓰'... 곽재영과 고주은이다. '김 사장님'께 제안받은 일자리로 시작하게 된 탐정 사무소 일에서 재영을 만난 주운, 그리고 맡게된 '하일모터스'의 의뢰, 그것을 파헤쳐나가다가 마주하는 숨겨진 더 크고 깊고 복잡한 진실과 그것을 밝혀내려는 그들의 질주! 그 결말이 그들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왔는지...
일단,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등장인물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재영과 주운, 그리고 스포라서 말할 수 없지만! 그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비중 있는 인물도 여성이다. 그들이 여성이기에 여성 독자인 나로써는 더 몰입하여 읽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첫인상은 가벼워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능력있고 노련한 재영, 온갖 불행서사는 다 갖고 있는데도 사회에 처음 나와 툴툴거리면서도 재영의 옆에서 성장하는 주은. 그 둘 사이의 관계가 이야기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어떻게 변하는지. 그 점도 너무 좋았다. 처음엔 일방적인 호감, 나중엔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는, 그 모든 과정이 사랑이라 말하지 않는 사랑 같아서 참 좋았다. 사랑에는 성애적 사랑만 있는게 아니니까. 나에게 누군가가 본인보다 소중해지는 그 순간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 되는 순간이 일치하지 않기에 사랑이라는게 어려운거 아닐까. 생각해보면, 이 책의 메인이 되는 사건도 어떤 '사랑' 때문에 생겨나는 거니까. 사랑이라는 것의 형태가 너무나 다양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행동에 옮길 수 있는지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이 <급발진>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이 둘의 서사를 중심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만난다. 데이트 폭력, 보이스 피싱, 성착취, 가정폭력 등 그 수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주가 되는 이야기인 '탐정이 사건을 해결한다.' 는 과정과 주은과 재영이 이 사건을 어떻게 매듭짓는지에 집중하면 책 내용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속에서 마주하는 앞서 언급 다양한 사회 문제들은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생생하다. 그래서 더 그런 문제들에 마음을 쏟고, 이야기에 몰입하고, 다시 그것들을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게 아닌가 싶다.
책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참 짜릿하다고 생각했다. 마음 같아서는 기록해두고 싶지만, 이 책을 읽을 미래의 독자들도 그 두 문장을 보고 나와 같은 짜릿함과 후련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서 따로 써두지 않기로 했다. 확실한 것은 책을 덮었을 때 그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만난 여성 서사 책 중에 제일 흥분되고... 몰입감 있고 또 두근거리는 책이었다. 주인공들의 관계나, 이 들이 해결해나가는 사건이나, 그 속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과, 둘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그들과 함께 앞만 보고 달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매력적인 책이고 이야기다. 정말로!!
두 명의 (혹은 세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짜릿한 속도전에 함께 하고 싶다면 부디 이 책을 읽어보시라.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함께 질주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짜릿한 후련함과 함께 수 많은 뒷 이야기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역시 믿고보는 안전가옥이다.
본 글은 안전가옥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