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세 마리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0
폴 갤돈 글 그림, 허은실 옮김 / 보림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우리 집 축소판이다. 아들 하나인 우리 집. 어렸던 그 아들은 지금 군에 가서 훈련을 받고 있고, 크나큰 곰 아빠 남편은 무리한 회사 일로 심신이 쇠약해져서 허리 디스크가 도져 서울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 곰 세 마리가 사는 집에 금발머리가 갑자기 나타난다. 아무도 없는 집에 금발머리가 들어가서 이것 저것 어질러놓는다. 곰은 가족을 이루고 있는데 정작 사람인 금발머리는 엄마와 아빠도 없이 혼자 숲속에 들어와있다. 부모님과 함께 왔더라면 결코 할 수 없었을 일을을 시도해본다. 남의 집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물건들을 만진다. 심지어 의자를 부수기까지 한다. 실제 곰은 사나운 동물이다. 그런데 금발머리는 그런 곰집에 와서 마음 편히 잠까지 들었다. 금발머리의 부모들이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놀라서 기절초풍을 했을 것이다. 자녀들을 내놓은 세상이 이러하다. 곰 뿐만이 아니라 호랑이, 사자, 독뱀 등 우리의 자녀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악한 것들이 이 세상에 널려있다. 자녀들은 금발머리보다 더 엄청난 위험한 곳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림책에 나오는 곰가족들은 그나마 의인화되어 있어서 사납지 않게 그려져있지만.

곰들 소리에 퍼뜩 잠에서 깬 금발머리의 얼굴 표정에는 공포가 순간 덮쳤다. 걸음아 날 살려라 줄행랑을 쳤다. 우리의 자녀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가장 심각한 공포는 죄의 유혹이 아닐까 싶다. 그 죄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볼 때 이 금발머리처럼 놀라서 뛰쳐나올 수 있는 분별력만 있어도 얼마나 다행인가!

 

그림책 원래의 이야기와는 좀 다른 상상을 해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