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마 아빠가 다투는 모습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어요. 1933년 3월 5일, 오후 무렵이었어요. 그때 나는 5살밖에 안 된 꼬마였지만 그날의 그 장면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답니다. 이른 아침부터 온 마을에 흰 눈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어요.우리 가족은 뮌헨에서 그리 멀지 않은 초른펠트라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었지요.엄마와 아빠는 온갖 악기들로 가득한 상점 한가운데 서 계셨고, 나는 안락의자 뒤에 숨어서 나무로 만든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부모님이 악기 상점의 주인이었거든요. 아빠는 계속 똑같은 말로 엄마를 설득하려고 애를 썼어요."여보 리젤로테, 잘 생각해 봐. 히틀러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니까.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반드시 히틀러를 뽑아야 해. 그가 독일 국민 모두에게 일자리를 줄 거라니까. 그래야우리들이 조국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테고." - P7
"누나, 뭐 해?"율리스가 물었어요. "모래알들을 모았어. 버리고 싶지 않아서.이리 와 봐, 우리 모래를 심어 보자.‘"우아! 무엇이 자랄까?"
좀도둑님께 박방희도둑님 도둑님 좀도둑님우리 집 좀, 좀 훔쳐 가세요.우리 엄마의 좀우리 아빠의 좀까칠쟁이 누나의 좀하나도 남김없이모조리 좀 훔쳐 가세요.우리 집에 차고 넘쳐나만 따라다니는 좀껌처럼 딱 붙어떨어지지 않는 좀공부해라, 좀일찍 일어나라, 좀조용해라, 좀그 모든 좀들 훔쳐 가세요, 좀! - P69
4월 10일밤새 비가 내려서 땅이 물에 푹 잠겼다.그래서 우리는 하루 종일 보도블록 위에서 보내야 했다.사방치기를 하며 팔짝팔짝 뛰는 아이들은 정말무시무시하게 위험했다.
귀한 일이었다면 자식에게 물려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공부를 해서 농사는 짓지 말고 살기를 간절히 바랐고, 나는 그 바람만큼은 충실하게 따랐다. - P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