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발치로도 꼬리가 뻗쳐져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야, 빠르다, 빠르다. 방죽을 지나 얼음판에 들어섰다. 요행 흙과 재를 깔아 놓은 데로 달려오긴 하지만 저러다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돌이는 송아지가 달려오는 쪽으로 마주 걸어 나갔다.
뒤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돌이야, 돌이야!"
하는 째진 목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그러나 그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그냥 마주 걸어 나가는 돌이의 얼굴은 환히 웃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이제 조금만 더.
송아지와 돌이가 서로 만났는가 하는 순간이었다.
우저적 얼음장이 꺼져 들어갔다.
한동안 송아지는 허위적거리며 헤엄을 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얼음물 속에서 사지가 말을 안 듣는 듯 그대로 얼음장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러한 송아지의 목을 돌이가 그러안고 있었다. - P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