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이번에는 어머니한테 아버지가 어디 가시느냐고 물어 보았다.
"저, 서당골 윤 초시 댁에 가신다. 제삿상에라도놓으시라구......."
"그럼 큰 놈으루 하나 가져 가지. 저 얼룩 수탉으루.......
이 말에 아버지가 허허 웃고 나서,
"엄마, 그래두 이게 실속이 있다."
소년은 공연히 열적어, 책보를 집어던지고는 외양간으로 가, 소 잔등을 한 번 철썩 갈겼다. 쇠파리라도 잡는 척.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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