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ㅣ 네오 클래식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주)열림원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 시절 필독서로 『데미안』을 읽었던 것 같지만, 내용은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처음 읽는 책처럼 다시 펼쳤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읽으니 어린 시절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 많이 보였다. 익숙한 고전이라고 생각했던 책이 지금의 나에게는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 소설은 부모의 보호를 받던 싱클레어가 두려움과 혼란, 방황을 겪으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데미안을 만나 새로운 시선을 배우지만, 결국 다른 사람의 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법을 찾아간다. 흔들리고 실수하는 시간을 지나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이 담겨 있어, 단순한 성장소설 이상의 생각거리를 남긴다.


1919년 발표된 이후 여러 출판사에서 꾸준히 출간되어 온 고전인 만큼, 지금 읽어도 여전히 질문을 던지는 힘이 있는 책이다. 특히 이번 네오클래식 시리즈의 『데미안』은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가볍고 디자인도 예뻐서 책장에 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래전에 읽었던 고전을 다시 만나는 일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나의 눈으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데미안 #네오클래식 #헤르만헤세 #열림원
#라온혜윰_서평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 P9

그리고 ‘사람’이란 언제나 자기에게 편한 것, 자기에게 정당성을 주는 것을 원하는 법이야. - P54

만일 동물이나 인간이 어떤 특정한 일에 자신의 모든 주의력과 이지를 집중시킨다면, 그걸 이루어 내고 말아. 그게 다야. 네가 말한 바도 정확히 바로 그거야. 어떤 사람을 충분히 세심하게 바라봐. 그럼 너는 그에 관해 그 자신보다 더 많이 알게 될 거야. - P103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P168

내게 도움이 된 것은 나 자신 속에서 앞을 향한 길을 찾고, 나 자신의 꿈과 생각과 예감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내 안에 지닌 힘을 점점 더 깨닫게 된 것이었다. - P225

각성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의무는 단 하나뿐이다. 그건 자기 자신을 찾고, 자기 속에서 확고해지고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으며 나아가는 것이다. 그 길이 어디로 데려가든 상관없이. 이 생각에 나는 깊이 동요디었으며, 이것이 이 경험이 내게 남긴 결실이었다. - P2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 - 세계 6개 미술관에서 처음 시작하는 그림 여행
박혜성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을 다니며 미술관을 찾고, 그림에 관심이 생겨 미술 관련 책도 조금씩 찾아 읽었다. 그런데, 유독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책에 소개된 여섯 곳의 미술관을 모두 가봤지만, 그때는 유명한 작품을 놓치지 않고 보는 데 급급해 마치 인증도장을 찍듯 관람했기 때문이다. 이제야 그림과 미술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나니, 그때의 여행을 다시 한다면 천천히 작품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루브르, 메트로폴리탄, 내셔널 갤러리, 우피치, 프라도, 뉴욕 현대 미술관까지 세계적인 미술관 여섯 곳을 다룬다. 해마다 한 달씩 미술관 여행을 떠난다는 저자는 각 미술관이 어떻게 세워졌고 어떤 역사를 지나왔는지부터 그 안에 담긴 주요 작품들까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렇게 공간의 이야기를 먼저 이해하고 나면, 그림 한 점 한 점이 단순한 감상거리를 넘어 그 장소의 시간과 정신을 품은 이야기로 다가온다. 각 장의 끝에는 '미술관 플러스'라는 코너를 두어 미술관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 이야기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을 덮고 나니 예전 여행이 못내 아쉬워졌다. 그림 앞에서 잠깐 눈도장만 찍고 지나갔던 순간들이 떠올라서다. 다음엔 대표작 몇 점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를 천천히 걸으며 그 안의 이야기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 책이 소개한 미술관들을 다시 찾게 된다면, 그때는 분명 다른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어쨌든미술관은재밌다 #아날로그 #박혜성
#라온혜윰_서평 #북큐레이터_라온혜윰

바로크 미술이 왕실 중심의 호방하고 장엄한 소재를 다루었다면, 로코코 미술은 프랑스 귀족층의 관능적이고 향락적인 놀이 문화를 다루었다. - P47

이처럼 시사적인 문제나 역사적 사건 또는 문학에서 소재를 찾아 그린 것을 낭만주의 미술이라고 한다. 극적인 주제와 구도, 자유분방한 색체, 역동성이 특징이다. - P63

미술품의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세 가지다. 첫째, 특출하고 진귀해야 한다. 즉 유사한 작품이 없어야 가치는 더 올라간다. 둘째, 완전성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온전히 작품에 담겨 있어야 가치가 높아진다. 셋째, 물리적 보관 상태가 양호하고 원본의 훼손이 없어야 하며 세월의 흔적과 역사가 남아 있으면 금상첨화다. - P86

영국 국회 위원회에서는 "그림의 존재 가치는 수집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고귀한 기쁨을 함꼐 누릴 수 있는 수단이 되도록 하는 데 있다"라며 내셔널 갤러리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를 표명했다. - P133

다빈치는 이 그림을 그릴 때 관람자의 위치까지 염두에 두었다. 이 그림은 상단 왼쪽에 놓일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이 그림은 정면에서 몇 발짝 오른쪾으로 가서 보면 신기하게도 팔 길이가 정상으로 보인다. - P207

"보이는 형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면의 표현이며 그 선택은 화가의 몫이다"라고 엘 그레코는 말하고 있다. 나는 엘 그레코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찾은 최초의 화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 P284

마티스는 "내가 꿈꾸는 미술이란 정신 노동자들이 아무런 걱정 근심 없이 편안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안락의자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렬한 원색을 거침없이 휘둘러 마치 야수 같다는 의미의 야수파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은 정신적 휴식을 위한 안락의자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평온하고 따뜻하다. - P3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방인 ㅣ 저녁달 클래식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경일 기획 / 저녁달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알고 있던 『이방인』을 이번에 처음 제대로 펼쳐 보았다. 처음에는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글부터 읽었는데,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곧바로 소설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뫼르소의 태도와 행동을 따라갈수록 ‘왜 이렇게 행동할까?’라는 의문이 커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소설을 다 읽고 빨리 해설을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담담했던 한 남자가 예기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받는 이야기다. 뫼르소는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냉정한 인간으로 낙인찍히고, 결국 살인 그 자체보다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를 더 궁색한 처지로 몰아간다. 카뮈는 이 과정을 통해 사회가 정해놓은 감정과 도덕의 기준이 얼마나 견고하게 개인을 옭아매는지를 보여준다. 김경일 교수님은 사회적 낙인과 감정 표현의 기준 등 심리학의 개념을 바탕으로 뫼르소와 주변 인물들을 설명해 주어, 혼자 읽었을 때보다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을 덮고 나니, 나 역시 나의 시선으로든 타인의 시선으로든 언제든 '이방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이해의 폭을 결국 나의 상식과 기준 안에서만 재고 있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됐다. 뫼르소를 향한 세상의 시선이 낯설게 느껴졌던 만큼, 나 또한 누군가를 나만의 잣대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이방인 #저녁달클래식 #저녁달출판사 #김경일
#라온혜윰_서평

카뮈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부조리(absurd)’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부조리란 세상이 본래 불합리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과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는 세계가 마주칠 때 발생하는 충돌을 말합니다. 인간은 이유를 찾고 질서를 원하지만, 세계는 침묵합니다. 바로 그 간극이 ‘부조리’인 것이죠. - P6

사회심리학에서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은 개인이 사회의 규범이나 기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와 편견의 대상이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한 사람에게 특정한 이미지가 형성되면 이후의 행동도 그 이미지에 맞춰 해석되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 P9

카뮈가 말하는 이방인은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가치와 규범 속에서 끝내 동화되지 못한 인간을 뜻합니다. (….) <이방인>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사회의 기준과 자신의 진심 사이에서 낯선 존재가 된 경험을 떠올리게 합니다. - P28

타인의 기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그리고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 그것이 카뮈가 <이방인>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것입니다. - P34

나는 그를 붙잡고, 내가 원하는 것은 더 나은 변호를 받기 위한 그의 동정이 아니라,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그에게 이해받고 싶어서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 정말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 P118

그렇다. 내게는 그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 진실을 붙들고 있었고, 그 진실 역시 나를 붙들고 있었다. 나는 옳았다. 여전히 옳았고, 언제나 옳았다. - P1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조선 사탕 가게
최윤혜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모두가 찾는 곳이 있어요.

바로 <조선 사탕 가게>!


고양이 삼총사가 운영하는 가게로,
가을에는 단감 사탕이 인기에요.
늦으면 맛볼 수 없거든요.


“쿵!!” 큰일 났어요!

쿵이들이 맛있게 만들고 정성스레 포장한 단감 사탕을
배달하러 가는 길에 깨뜨리고 말았어요.
쿵이들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만들기로 했어요.
열심히 만들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그때, 셋째 육쿵이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잠시 저희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많은 동물과 힘을 합쳐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 책을 읽은 아이의 말말말!!
단감 사탕을 먹고 싶어요!
쿵이 삼총사 이름이 구구단 2단 같아요!


📌 내가 좋아하는 사탕은 무슨 맛인가요?
친구들과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할 적이 있나요?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조선사탕가게 #최윤혜 #창비교육
#라온혜윰_서평 #북큐레이터_라온혜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디세이아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엮음, 야니스 스테파니데스 그림, 김세희 옮김, 호메로스 원작 / 파랑새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치자마자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항해에 빠져들어 도무지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에는 괴물과 신, 유혹과 위기가 끊임없이 등장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의 큰 장점은 고전은 어렵다는 생각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풀어낸 점이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색 아이가 푹 빠져 즐겁게 읽었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간 겪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단순히 힘이나 무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인내, 용기로 하나씩 난관을 헤쳐나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수없이 길을 잃고 실수하면서도 끝내 돌아갈 곳을 잊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오디세우스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이 고전이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이유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책 마지막에 실린 정재승 교수님의 해설이 이야기 속 인지적 의미를 짚어주며, 읽은 내용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이야기인데도 낯선 길에서 선택하고, 실수하고, 다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은 지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살아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나거나 방향을 잃을 때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 번도 길을 잃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곳을 잊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재미있는 모험 이야기로 시작해 삶과 성장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지는 책이라, 고전을 처음 만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파랑새
#라온혜윰_서평 #북큐레이터_라온혜윰

우리의 자아는 완성된 조각상이 아니라 항해 중인 배다.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 같아도. 우리는 매일 조금씩 배를 고치고 돛의 방향을 바꾼다. - P5

인간은 자신의 노동의 대가로 얻든 열매를 먹어야만 하고, 신의 선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오. - P278

이 작품이 말하는 영웅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수없이 길을 잃고도 돌아가야 할 곳을 잊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며 길을 찾는 사람이다. - P367

수많은 유혹과 실패를 지나고도 자신이 지키고 싶은 가치와 사랑해야 할 사람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긴 항해 끝에 조금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오디세우스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오래되고도 정확한 항해법일 것이다. - P3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