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폐경 멋진 인생
이경혜 지음 / 학지사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월경과 폐경.


여성의 천형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사실상 여성만의 특권이고 자연스러운 자연의 흐름의 하나이다.


머나먼 예전에는 신성시까지 되던 것이 현대 의학이 발전하며 다소 와전되어 교육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들 한다고 하는데, 서양에서는 아이가 월경을 시작하면 부모는 축하 파티를 해준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성숙한 연령이 되는 아이를 축하하고, 성인이 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행복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를 주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폐경에 있어서도 기념식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았다.


'서리 맞은 단풍이 더욱 붉은 것처럼 인생의 역경을 이겨낸 사람의 폐경 후 모습은 더욱 아름답다'


월경이란 여성에게 있어 중요한 생리적 작용이며 또한 불편함이기도 하다.


이러한 월경은 12~3세에 시작해 45~50세까지 지속된다니... 거의 3~40년의 세월을 매달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이 세월을 무사히 보내며 성숙한 여성에게 일종의 은퇴식과 같은 기념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이제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라고...


 


여성들에게 있어서 폐경은 아픈 것, 외롭고 허무한 것과 같이 부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제 2의 사춘기, 인생의 새로운 시작, 마음이 둥글고 너그러워 지는 것 등 긍정적인 인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둘 모두 호르몬 변화에 의한 신체적인 불편함과 사회문화적 역할의 상실, 여성학적 자아의 상실이라는 어려움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개개인에 따라 폐경의 시기부터 징후 절차(?)까지 모두 차이를 보이지만 이러한 과정들은 비교적 유사하게 지나가는 것이리라.


 


이 책은 이러한 폐경과 관련된 간단한 의학적 상식들과 이와 관련된 사항들을 폐경기 즈음의 여성들이 읽기 편안하게 비교적 큼지막한 글씨와 얇은 두께의 책으로 구성해 보여주고 있다.


폐경이란 쉬쉬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여성으로서의 뭔가 병과 같은 것이 아닌 자연스럽고 존중받아야 할 신체의 성숙의 하나라는것을 전달하고자 이런 책이 나왔다는 자체만으로도 반갑고도 중요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시도로 만들어진 여성의 폐경기에 관한 뮤지컬 '메노포즈'는 고가의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이라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다. 계속 쉬지 않고 앙코르 공연이 이어질 정도로 이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여성의 폐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전달과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현실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참 반갑게 여겨 졌었는데,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무척이나 반갑게 와 닿았다.


메노포즈의 경우 엄마와 딸이 함께 주로 찾는다고 하는데, 사실 모녀간의 관계가 어린시절처럼 살갑지 않은 경우 함께 보러가는 용기를 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이런 책을 자그마한 카드와 함께 마음을 담아 부모님께 드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엄마에게가 아닌 부모님께이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 폐경기는 여성이 경험하는 변화기이기는 하지만 이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때로 벅찰 수도 있는 부분이다.


결국 부부는 함께 나란히 걸어가는 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부부가 함께 이러한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힘 써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다.


 


책을 읽으며 전체적인 구성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당사자인 여성 뿐 아니라 그 배우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주 대상이 여성이어서인지 주로 그에 맞추어 기술되고 있다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 전반적인 책의 구성을 함께 하며 당사자인 여성에 대한 입장과 배우자인 남성에 대한 조언을 파트를 나누어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로 진행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는 전공자이며 동시에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본 경험을 토대로 몇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여성과 그 파트너에 적합한 각자에 맞는 조언을 들려 주는 것이 더 와 닿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이왕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 하는 김에 조금 더 말해 보자면,


아무래도 간호학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보니 책에 있어 호르몬과 기타 의학 지식을 되도록 쉽게 기술한다고 했지만 반복적으로 이야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여성의 폐경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토대로 한 상식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보다는 실질적인 대상자들에게 폐경 이후의 삶을 대비하고 즐기기 위해 기술했다는 목적에 적합하게 의학 지식과 관련된 부분보다 보다 실질적인 사항들을 자세히 기술해 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와 관련한 삽화에 있어서도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들보다 중요한 사항이나 어려운 부분들을 조금 더 상세히 그림을 통해 설명해 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후반부는 식습관 및 기타 사항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한 챕터 안에서 이러한 사항들이 다소 정신없이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음식의 주 재료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좋았으나, 후반부에서는 잠시 이 책이 식건강과 관련된 책인가 하는 혼란이 들었다. 오히려 식재료 소개 후반에 나온 내용들을 조금 더 분리하여 부각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책의 주 대상은 폐경기 여성이라 생각했는데, 후반에 있는 찾아보기는 다소 사족이 아니었나 싶은 것도 있었다.


전공 서적들에서 주요 나타나는 이러한 찾아보기는 이 책의 대상이라 지칭한 여성들이 중요한 내용을 가볍게 받아들이기에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굳이 삽입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아쉬움들이 남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크기와 두께로 중요한 내용을 되짚어 준 것만으로도, 이러한 화두의 책이 출간된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라는 생각에 반가움이 크게 와 닿았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