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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쓴 마르크스의 사상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정진상 외 옮김 / 북막스 / 200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날 우리 사회는 반으로 갈린 국토로 인하여 체제, 이념에 대해서는 금기시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또한,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한 지배로 인하여 하나의 위대한 사상가로서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데 기본적인 인물로 여겨지고 있는 '마르크스'에 대한 언급 조차도 허용되지 않았던게 현실이 아니었나 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에 대한, 그리고 그의 사상에 대한 왜곡을 풀고자 하는 수많은 책들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것 같고, 이 책 역시 그와 같은 책들 중 하나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마르크스 한 개인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마르크스의 생애를 돌아봄으로써 그의 사상이 어떠한 배경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유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마르크스 한 개인만을 딱- 떼어놓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마르크스 이전의 사상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을 통하여, 물론 그 이전의 철학, 사상에 대해 100%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마르크스의 사상이 지니는 이전 사상들과의 독특한 차이점, 뛰어난 점등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마르크스에 대해 다룬 책들의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마르크스 주의에 대한 찬양, 혹은 비판에 급급하여 그 사상의 본질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강요하기 위해서 쓰여진 글은 아님을 알리고 싶다. 100% 객관적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음을 알지만, 마르크스의 엥겔스의 주요 저서들을 인용한 본문은 마르크스를 지금껏 잘 알지 못하던 이들에게 그에 대한, 그의 사상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지식에서 부터 눈뜰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와 같은 객관적 평가와 함께 마르크스가 범하고 있는 오류에 대한 언급들도 보여진다. 그것은 사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아무런 비판없이 수용할 수 있는 독자들을 향한 배려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의 뒷부분에 수록된 내용이 아닌가 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후 10년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이야기 되어지던 '마르크스주의 위기'는, 지난 날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과 함께 우리에게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며, 그와 같은 역사가 자본주의의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로서 받아들여졌었다. 하지만, 그와 같은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의 소비에트 연방이 지니고 있는 체제가 결코 마르크스가 예언한 사회주의 체제였던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왔던게 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마르크스가 주창했던 사회는 개성을 무시하고 억압하며 사람들 모두를 똑같이 취급한다는 식의 비판을 일삼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와 같은 우리의 비판이 마르크스주의적 체제와 소련의 '관료적 국가자본주의'체제를 혼동함으로써 비롯된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의 사회주의 혁명은 실패했노라고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그러나 한 번의 실패가 사회주의 전체의, 마르크스 사상 전체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당시 혁명을 통해 이루어진 사회는 결코 마르크스가 바라던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마르크스는 이야기 한다. 기존의 사회주의체제가 노동자계급의 착취에 기초하고 있기에 틀렸노라고,... 진정한 사회주의는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에 기초해야 하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