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체, 그저 제목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책이었다. 가끔씩은 그런 충동구매로 인해 후회도 하곤 했지만, 이 책만큼은 잘 구입했노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일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동물들의 사진과 그에 어울리는 짧은 한 구절 한 구절의 말들이 조화를 이루어 내 마음속을 파고 든다. 내 자신에 대해 밉다 못해 혐오감을 느끼고, 그런 나로부터 벗어나고파 수없이 울어보지만 태양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마냥 내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나 자신 때문에 얼마나 많이 서글펐던가.

다른 사람이라면 쉽게 미워하고 한번 투정부리고 돌아서면 그만이겠지만, 내 자신을 향한 부정과 미움은 나를 버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난 늘 슬퍼했었던 것 같다. 어떤 선배는 나에게 넌 너무 복잡하다고, 세상을 조금만 단순하게 바라보면 모든게 행복하게 보일수도 있노라는 충고를 해주었었다. 어쩌면 나는 내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면서도 불행 상태에 안주하려 들었던 걸지도 모른다. 내 안에 깃들여져 있는 우울함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그 순간을, 늘 곁에 있던 엄마로부터 떨어지는 아기마냥 두려워했었던건 아닐지...

한 장 한 장, 처음엔 그저 아무 생각없이 사진 하나하나에 매료되어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새 끝까지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읽으면서 수없이 지었던 웃음은 결코 순간적인 것들이 아니었다. 나도 웃을 수 있노라는, 우울함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노라는, 그것은 일종의 확신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책은 내 책상 위에서 떠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하루 생활이 무료하거나, 이유없이 서글퍼지는 그 순간이면 난 변함없이 이 책을 펼쳐들곤 조용히 읽어나갔다. 그리고 책을 손에서 놓는 그 순간은 늘 웃음이었다.

이제 더 이상 이 책은 나에게 없다. 나에게 웃음을 가르쳐준, 삶이 즐거울 수 있음을 보여준 이 책은,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언니에게 가 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이 책은 그저 가벼운 화보집일수도 있겠지만, 전 제 모든 웃음을 당신에게 주었습니다. 삶이 지치고 힘겨울수록 씨익 웃고 말아버리는 당신에게 저는 제가 가진 모든 웃음을 드립니다. 당신이 이 책과 더불어 행복하길, 늘 그렇듯 앞으로도 영원히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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