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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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 느낌을 담아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다산책방 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대만 작가 정추위, 오하나 옮김, 다산책방 출판사의 책 <아주 느린 작별>을 이틀만에 몰입해서 읽었다.

소제목으로는 <말을 잃어가는 배우자와 침묵을 껴안는 언어학자의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가족 돌봄의 문제는 먼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기가 되면 가족이나 나 또한 아프게 될 거고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돌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약 40년간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함께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퇴근 후에 매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일과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던 함께 여행 다니는 걸 좋아했던 다정한 부부였다. 남편인 '푸보'는 수학 교수로서 자신의 직업에 열정을 가지고 생활했고 운동과 여행에도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남편의 가족 또한 치매환자가 된 경험이 있었고 남편이 치매 판정을 받고 병의 증상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정신까지 빼앗아가는 치매의 경우 환자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가족이 24시간 옆에서 돌봐주어야 한다.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일상이 사라지고 남편의 소중한 기억들이 사라지면서 작가의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게 된다. 작가는 남편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남편의 손, 발이 되어 주었다. 씻고 용변을 보고 옷을 입고 먹고 삶을 유지해 나가는데 필요한 모든 일들에서 남편에게 도움을 주었다. 도우미 분과 나눠서 남편을 보기도 했지만 여자 둘이서 남자 한 명을 씻기고 옮기고 하는데 어려웠고 남편이 고집을 부리기 때문에 더 쉽지 않았다.

남편의 상황이 악화되자 남편을 요양기관에 보내게 되었고 요양기관과 협업하며 응급 상황이 생기면 작가가 다시 남편을 돌보게 되었다. 남편을 시설에 보내고 자주 면회를 갔던 작가에게 병원 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만 면회와도 충분하다고 보호자의 일상도 중요하다고 얘기를 해 준다. 작가는 남편을 돌보는 기간동안 몸무게가 거의 10kg가 빠졌고 우울증, 소화장애 등 몸과 마음이 병들어갔다. 눈물을 자주 흘리게 되었고 남편이 생태시계가 무너졌기에 본인도 잠시도 편하게 잠을 자기가 어려워졌고 불면증에 걸리게 된다.

가족돌봄은 가족 혼자서, 특히 노년이 된 분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부, 지역자치단체에서 가족돌봄은 가족이 당연히 떠안고 해야 하는거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노령화 사회이기에 이런 문제들이 커져 갈거기 때문에 간병, 보호사 제도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과 건강까지 무너지기 전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요양기관에 환자인 가족을 보내는 것도 어쩔 수 없지만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자가 건강해야지 환자를 돌볼 수 있지 않겠는가.

돌봄을 하고 있는 사람이 외롭지 않도록 돌봄, 간병, 요양기관 등 각종 프로그램, 지원들이 앞으로 더 잘되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 수 있길 바란다.


<인상적인 문장>

-출처: 아주 느린 작별 책

p27

푸보의 치매가 시작되고서야 알았다. 내가 그 어떤 마음을 준비를 한다 해도 그의 변화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p57

환자가 있는 집의 가족들은 대부분 이토록 무력하다. 그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말할 수 없고 말하지 않는다.

이 문장들을 통해 보호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힘들어도 주변에 힘들다고 말할 수 없고 마음의 준비를 해도 다음 날 또 새로운 문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상황. 감히 추측하기도 어려운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p116

병에 걸린 푸보의 길고 어두운 앞날의 등불이라곤 오직 나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요양기관에 들어간 이후 그의 옆에 수많은 등불이 켜졌음을 매주 방문할 때마다 느낀다. 이제 나는 외롭고 애처로운 등불이 아니라 수많은 등불 속에서 가장 빛나는 등불이 되었다.

요양기관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남편 푸보를 도울 수 있는 수많은 등불이 켜졌다고 표현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 본인 또한 외로운 등불이 아니라 수많은 등불 중 하나가 되면서 조금을 숨을 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94

우리는 고령 인구의 대다수에게 이런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회는 구성원의 노년에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각 정부 부처의 정책 운용 방식과 공권력의 개입이 잘 결합해야 불필요한 비극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돌봄, 노인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제도, 시설이 적극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추천>

언어학자의 문장을 통해 돌봄 경험에 대해 알아보고 싶으신 분,

돌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신 분,

치매 환자 가족의 일상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무겁지만 꼭 알아야 하는 문제에 대해 읽고 싶으신 분 등

모두에게 추천드리는 책 <아주 느린 작별>입니다.

*다산책방 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 느낌을 담아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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