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고요한 노을이…
보리스 바실리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 접하는 러시아 문학.

제목과 책소개글을 보고 살짝 겁이 났다. 제2차세계대전 중 독일군 정예 공수부대원들에게 맞서 싸우다 풀잎처럼 스러져 간 러시아 여군 다섯 명의 죽음을 그린 작품이라는 문구를 보고 책을 읽고 울게 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첫장을 펼치기가 힘들었다.  평소에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유난히 책이나 영상을 보면 눈물이 많이 나와 슬픈책이나 영화는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마음을 다잡고 펼친 첫 장....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익숙치 않은 이름과 한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여러가지여서 등장인물의 구별이 잘 가지 않아 집중이 잘 되질 않았다. 거기다 계집년이니 이년 저년 이라는 표현도 많이 나오고 초반의 분위기는 전쟁이라기 보다는 철없는 처녀들이 경비대장인 바스꼬프의 염장을 지르고 처녀들에게 화도 못내고 우물쭈물하는 바스꼬프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곤 했다. 중반을 훌쩍 넘어서까지도 전쟁중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처녀병사들의 행동과 말투에 어이없기도 하고 웃음도 나오고 이해도 갔다.

 

전투훈련은 받았지만 아직 전투를 경험해보지 못한 처녀병사들에겐 전쟁이란 그닥 실감이 나질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일군 병사를 쫓는 임무 와중에도 웃고 떠들고 기운차게 지낼 수 있었겠지.....

결국 독일군과 맞딱뜨리게 된 일행...전투를 치르면서 한명 두명 죽음을 맞이 한다. 문체가 건조하고 죽음에 대한 묘사가 감정적이지 않아 처음에 겁먹었던 것처럼 눈물이 나오진 않았다. 그냥 담담히 읽어나갔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리따의 죽음에서는 살짝 눈물이 났다.

 

전쟁으로 희생되는 사람이 한두사람은 아니지만 한창 꽃피울 20살 전후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5명의 러시아 여군 병사,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록 안타까웠다. 그래도 마지막은 조금의 희망을 남겨주어서 안타깝고 슬프지만 살짝은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으로 소련 국민 약 3,000만 명(현역 군인 1,200만 명과 민간인 1,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숫자의 생명이 사라졌다. 정말 끔찍하고 슬픈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분단국가이다.  실감을 못 할 뿐이지 항상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금도 내전을 하고 있는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 전쟁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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