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핸드백 - 15세 가을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두번째로 접한 아카가와 지로의 책.

 

발랄한 캐릭터들이 나오고 곳곳에 유머가 보여서 가볍게 휙휙 읽히지만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은 가볍지 않다.

사와야카(일본어로 상쾌하다는 의미)라는 별며을 가진 15살 소녀 사야카.

사이가 좋지않은 부모님때문에 방황하던 친구 히사요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만나러간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던건 친구 히사요의 시신..그리고 그 옆에 떨어진 녹색핸드백.

명백한 살인사건이지만 경찰은 히사요를 불량청소년 취급하면서 별 의욕이 없어보이고.....수사에 큰 진전이 없다.

그러다 사건을 풀어낼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한 사야카. 저돌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결국.....

 

15살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에 친한 친구의 죽음(거기다 살해당한 친구의 시체를 직접 발견하기까지...)을 겪은 한 소녀.

친구가 죽어서 슬프긴 하지만 배는 고프다....그래 이게 현실이지....

 

내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처음 경험한건 고등학교 3학년때였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있는데 담임선생님이 집에서 학교로 전화왔었다고 알려줬다(당시에는 핸드폰이 보편화되지 않았었다). 무슨일인가 해서 집에 전화를 해보니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외할머니 댁으로 오란 소리였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아무생각도 안나고 몸에 힘이 쭉빠졌다. 울먹거리며 외할머니댁으로 갔는데 의외로 외할머니댁에 도착하니 일손을 돕느냐고 바빠서 슬픈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매장하러 가는 날이 왔다. 교회 목사일을 하는 사촌오빠가 출발하기전에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와 기도를 했는데 순간 울컥해서 그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묘소에 가서 매장할때까지 정말 펑펑 울었었다.  나를 예뻐해주시던 외할머니....돌아가시기전에도 내가 보고싶다는 얘기를 자주 하셨다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게 생각나서 더 서러웠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에와서 쓰러지듯 잠들어서 다음날 깨어났을땐 나도 사야카처럼 배가 고팠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한동안은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할것만 같았는데 현실은.....

 

15살로 시작해 매년 한살씩 나이를 먹은 사야카가 등장하느 시리즈가 벌써 22년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추리소설로의 재미는 조금 떨어지지만 사야카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고 매년 어떤일을 겪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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