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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영의 책 한권 쓰기 - 딱 90일 만에 인생을 바꾸는 법
조관일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책 쓰기를 권하고 있다. 작가가 되어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소설이나 시를
쓰라는 말은 아니다. 소설가나 시인이 되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선택을 잘못하셨다.
그 외의 책을 막연하게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면, 이제까지 책을 쓴다는 것을 상상으로도
하지 못했다면, 작가가 되고 싶기는 한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다시 놓을 필요가 없다. 당신이 읽어야 할 바로 그 책이 어쩌면 이 책일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이 책의 부제처럼 ‘딱 90일 만에 인생을 바꾸는 법’이 바로 나에게
적절하고 유효한 방법일지 말이다. 그러니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두루뭉술하고 우유부단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일단 읽어보는 걸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분명 그 목표를 계획으로 바꿀
것이고, 거기에 단호함과 명확함이라는 힘을 실어줄 게 분명하다.
탁구영은 ‘책 한권 쓰기’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그 책과 만나게 된 계기는 사장의 훈시 때문
이었다. 책을 쓰라는 지시였는데, 그 지시로 인해서 서점에 있는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된다. ‘책 한 권 쓰기’를 말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책을 쓰다니 스스로도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마음이 바뀐다.
그리고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되고, 그 책이 시키는대로 성실하게 따라가게 된다. 그 과정이
바로 책을 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모든 것이었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 책 속에 있는
책에서 접할 수 있는데, 그걸 읽다보면 재능이나 능력이 반드시 출중해야만 책을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책을 쓸 수 있는거다. 단, 한 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의 과정을 수행하고 인내심있게 견뎌낼 수 있느냐가 무척 중요해 보이긴 했다.
책을 쓰는 기술적인 방법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보통
그렇지 않던가.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기초이자 기본이다 못해 상식이
아닐까 싶은 부분은 건너뛰게 되지 않던가. 하지만 방금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에게 그 내용이
상식일리는 결코 없다. 이 책은 그렇게 생략되곤 하는 기초이자 기본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탁구영이 책 속의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나 역시 그 미션을 함께 클리어하고
있었다. 무엇에 대해서 쓸 것일까 고민할 때, 나 또한 내가 책을 쓴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그가 제목에 대해 고심할 때, 가상의 책에 멋진 제목을 붙여주기 위해서
작은 종이 조각 위에 엉성한 제목을 참 많이도 적어 보았었다. 소제목도 정하고, 무엇에
대해 쓸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무척 재미있으면서 멋졌다. 작가가 된다면 참 좋겠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면 참 의미있겠구나 늘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직접 책을
쓰기 위해 무언가를 해보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여러 가지 생각도 해보고, 나름대로 구상이나 계획을 가져본다는 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읽었던 많은 책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앞으로 책을 볼 때 지금과는 다른 각도에서 책을 살피게 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그것.
책은 누구라도 쓸 수 있다는 것, 그건 나라도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자각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