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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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던 바로 그, 코너 우드먼이 이번에는 자본주의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6개월의 여정이었고,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니카라과, 영국, 중국, 라오스,

콩고 민주 공화국,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코트디부아르였다. 그리고 그가 찾아간 곳에서

우리는 자본주의가 가진 또 하나의 얼굴과 만나게 된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고 있기는한데 공정무역이라는 자체가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공정무역의 어떤 점이 왜 잘못되었는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대체적으로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에 접근한다. 작가는 우리가 모르는 내용을 건드리고 있는 게 아니다. 신문기사나 뉴스로

알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다만 조금 다른 건 슬쩍 지나치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그곳을 찾아가고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문제점과 직접

맞닥드리게 만든다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조우가 밝고 산뜻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난 커피를 좋아한다. 잠을 쫓아주는 커피가 없었더라면 매일 아침 출근길은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이 되리라 믿고 있기도 하다. 홍차도 무척 아낀다. 비 오는 날에는 따끈한 밀크티가

생각나고, 날씨가 더워지면 아이스티를 꼭꼭 만들어서 쟁여두고, 계절이 바뀔 때면 새 홍차를

구입한다. 초콜릿도 사랑한다. 초콜릿의 기분 좋은 달콤함은 세계 평화에 기여하지 않을까.

게다가 아이폰도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에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별다른 사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이폰을 쓰게 될 것 같다.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이 끄적거림에 공감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무척 불편한 마음으로 읽게 될 것이다. 바닷가재를 좋아한다면 따끔따끔한

마음이 추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커피를, 초콜릿을 휴대폰을 싼 가격에 구입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지불되는

가격의 과연 얼마만큼이 최초의 생산자에게 돌아갈까. 그리고 그 생산자는 어떤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본주의의 실과를 누리고 있으면서 이 책을 읽는 다수의 사람들은

이제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따끔따끔함을 느낄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에 분명 부조리와 비상식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불편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코너 우드먼이 근거리에서 들려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채로, 모르는 척하면서 자본주의의 반짝임만을 맹신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거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좋은 점은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문제점만

잔뜩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해보도록!’이라고 말하는 책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리고 그런 책들이 얼마나 기운 빠지고 혼란스럽게 만들었던가.

이 책은 그런 혼란을 조금 덜어준다.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줌으로써 생각해야 할 범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건이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각자의 몫이다. 그것에는 이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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