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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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라면 나도 좀 읽었다고 생각했다. 이 책과 만나기 이전까지는.

이 책을 보고나서는 어찌 되었냐고? 하드보일드를 껍질을 톡톡 두드린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크랙이 생길만큼도 안 되는 매우 미약한 힘으로 말이다.

이제 계란을 깨트릴 시간이 된 것 같다. 계란을 깨서 스크램블을 만들지, 지단을 부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알을 깨야할 타이밍인 듯 하다고 이 책을 읽는 동안

가끔씩 떠올리며 나름 다짐의 시간을 가졌었다.

이 책, 꽤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서는 하드보일드 계열로 분류될 수 있는 소설들을

다루고 있는데, 평소에 이런 류의 소설에 심취하고 있다면 이 책의 매력도 쉽게 찾아내리라.

특히나 이미 읽었던 책들을 차례에서 상당수 발견할 수 있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밤잠을

미루게 될지도 모르겠다. 절반 못 미치는 소설을 읽는 나도 때로는 공감하며, 때로는 미처

찾아내지 못하고 놓쳐버린 부분을 이 책을 통해 알아채며 몹시도 흥미로운 독서를 했으니까.

어쨌든 이 책을 읽고나서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또다시 길어져버렸고,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겨서 책더미를 뒤지기도 했었고, 이미 누군가에게 선물한 책이 있어서 재구입을

해야하나 도서관에 한번 들려야 하나 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에 이런 류의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소설 속의

주인공의 매력에 쉽사리 지나칠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럴만큼 이런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심상치 않은 강인함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으니까. 분명 38개의 소설에서

마음을 끄는 인물이 분명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런 소설과 그다지 친하지 않더라도

이 책의 재미는 유효할 듯 하다는게 포인트.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소설은 몇 해전의 가을에 열심히 읽은 덕에 이 책에서 그

소설들을 소개한 파트는 이미 그 책을 읽은 자의 여유를 가지고 볼 수 있었지만

미국 하드보일드와 스릴러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참 많아서 몹시 궁금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주인공들의 매력과 그 책만이 뿜어내는 공기의 무게를 짐작하며 열심히, 열심히 읽어야

할 소설 리스트를 작성할 수 밖에. 영화로만 본 소설도 있었는데, 그 원작 소설이 훨씬 더

재미있다니 조만간 꼭 읽어볼 계획도 세우면서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보면 작가가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있다. 왜 그 책을

좋아하는지, 그 책의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는지, 그 주인공의 어떤 면모에 마음이 끌렸는지.

그런 것들이 확실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 부분을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넌 도대체 왜 하드보일드에 끌렸니? 왜 그 인물에게 우호와 연민의 감정을 느낀 것이었니?

왜 그런 강렬한 인상을 그 소설을 읽으며 포착해낸 것일까?...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그런데 말이다. 이번에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토록 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걸. 그래서 그 질문에 대답하려면 지금부터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답을 찾아내기 위해 하드보일드의 세계에, 하드보일드의 힘의

영역에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는 걸. 하드보일드에 매료된 나만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하드보일드 소설에의 애정은 앞으로 한참은 계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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