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페스티벌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페스티발, 페스티발이 열리는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있는 히로미. 그 소년은 음악을 사랑한다.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페스티발을 기다리고 있고, 그 페스티발이 열리는데 큰 역할을

한 촌장인 아버지를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며, 평온한 일상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 조용함을 조금은 지긋지긋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소설이나 영화 속의 평화가 어디 그리 쉽게 지속이 되던가. 히로미의 일상은 이제

곧 위협받기 시작한다. 그게 위협인지도 모르는채 치명적인 유혹에 매료되고 마는 히로미.

록 페스티발에 놀러간 히로미는 꽤 알려진 같은 지역 출신 여배우 유키미를 목격하게 된다.

그 유키미가 그 소년의 삶에 걸어들어온다. 그리고 소년의 평온한 삶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유키미는 복수를 위해 마을로 돌아왔노라 밝힌다. 히로미는 그녀에게 이미

푹 빠진 상태. 그녀를 위해서라면,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태세인 심리상황.

하지만 유키미가 전해준 이 평온하다못해 심심하기 짝이 없는 마을의 실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게다가 그 마을의 비리에 자신의 존경하는 아버지까지 연관되어 있다니!

히로미는 그럴리는 없다고, 자신의 아버지만큼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다음 일단 조사는 해보겠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히로미가 조사를 계속할수록

그의 신뢰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유키미의 복수, 믿었던 아버지의 또다른 모습의 발견,

작은 마을의 실체...거기까지라면 어찌어찌 소년의 세계는 완벽하게 바스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의 나약한 실체마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소년기는 끝이 난다.

히로미는 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기에는 그 작은 마을의 실체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그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믿었던, 믿고 있었던 사람들의 또다른 모습은

소년을 더 이상 소년으로 남아있지 않게 만든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비겁함과 약해빠짐과도

조우해야 했다. 그것의 뒤에 숨지 않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히로미. 어쩌면 이만큼 힘에 겨운 성장소설도

없을 것이다. 보통의 성장소설은 그래도 어쨌든 주인공이 어른이 되지 않던가. 사건은

소설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해결되기 마련이고, 등장인물을 둘러싼 소용돌이같던 시간들도

어느새 지나가고 고용하고 평온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인

히로미에게는 그런 클리셰가 허용되지 않았고, 여전히 수행해야 하는 미션을 남긴채

마지막 페이지와 맞닥들이게 된다. 가혹한 성장소설이구나 싶어진다. 작심하고 쓴 연애소설

이라는데, 첫사랑이 저리되면 트라우마가 되겠다 싶을 정도로 그들의 연애는 처절하다.

어쨌든 성장소설, 어쨌든 연애소설. 하지만 평범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 평범함에서 벗어난

점이 이 소설의 매력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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