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북미 도서관에 끌렸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도서관은 정말이지
멋졌다. 꼭 직접 가봐야지, 마음 먹게 된고만다. 이제 어디에 가든지 꼭 그곳의 도서관을
찾아가봐야지. 그리고 그 곳을 구경하는거다. 책도 보고, 우리 동네 도서관이랑 어떻게
다른지 살펴도보고, 정말 멋진 곳이라면 ‘참 멋지구나’ 칭찬도 해주고...그러고 싶어졌다.
도서관을 좋아한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전공이 나랑
맞았냐하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원하던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선택한 전공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닌데, 그때는 그런 마음이 스스로
에게 무거웠나보다. 나는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런 나를 그 학교에 묶어주었던 건
도서관이었다. 우리 학교 도서관이 좀 좋았다. 나는 도서관과 사랑에 빠졌고, 주말의
도서관을 아끼게 되었다. 사람이 별로 없는 토요일 오전의 서가를 거닐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수업도 없는데 학교에 갔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참, 많이도 읽었다.
늘 가방 가득히 책을 넣어 다녔고, 대출가능권수는 늘 가득하게 채워져 있었다. 도서관이
있어서 즐거웠고 행복했다. 학교에 정을 붙일 수 있었고, 내가 다니던 학교에 다른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 좋아하는 거리, 좋아하는 길...그런 것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고, 전공도 나름대로 예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기까지 나를 붙잡아
준 건 도서관이었다. 아직도 기억한다. 그 서가의 공기를...책 냄새가 담뿍 담겨있는 선선하고
상쾌한 그 공기. 지금은 학교를 졸업했고, 그 도서관에 마지막으로 간 것도 한참이 되었지만
그 계단, 그 작은 벤치, 내가 좋아했던 테이블을 기억한다. 도서관은 나를 키웠고, 키울
것이다. 나는 책과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다. 도서관 근처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왠만하면 걸어서 5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는 곳에서 계속 살 수 있었으면 한다, 지금처럼.
도서관을 그토록 좋아하기에 이 책을 읽으며 페이지에서 만난 도서관에 계속 감탄해야 했다.
그토록 많은 도서관이 있다는 게 멋졌고, 도서관과 도서관 사이의 거리가 10분이라는 부분
에서는 감동을 받았다. 개에게 책을 읽어주고, 망가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라서,
작은 부분에서 배려하고 여지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데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도서관이 얼마만큼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알 수 있었고, 그 아름다움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할 수 있었다. 이 책으로 도서관이, 내가 자주 드나드는 그 도서관이
아름다워지기를 간절하게 희망하게 되었다. 도서관이 아름다우면 세상도 그 모습을
닮아가지 않을까 싶어졌으니까.
책을 함께 지으신 분들이 들려주는 도서관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모두의
도서관은 누군가의 도서관이었고 그 도서관마다 얽힌 각자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며
내 도서관에 대해서 기억을 더듬어보게 되었다. 아름다운 도서관을 위해, 그런 도서관을
늘리기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