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러브 토크 - 어제는 사랑했지만 오늘은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에 쉬운 게 뭐가 있겠는가! 연애도 물론 쉽지 않다. 아니, 어렵다.

내 혼자 마음 알기도 버겁고 어려운 판국에, 거기에 누군가의 마음까지 헤아리고 배려해야

하니 쉬우면 그게 말이 안 된다. 그 어려운 연애에 대해 이 한 권의 책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잔소리같고, 때로는 그게 말이 쉽지 실제로 저런 걸 해내는

인간이 있단 말인가 싶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수긍도 하면서 나름 즐겁게 읽었었다.

뭐든지 알 것 같고, 어떤 주제를 던져주어도 최소 5분은 쉼없이 무언가를 말할 것만 같은

이미지를 작가에 대해서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연애에 대해서는 얼마나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서 서술할지, 사랑에 대해 어떤 거침없는 충고와 조언을 던져줄지 기대했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은 뭐랄까 대체로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이런 종류라고 해야할까?

알고는 있다. 하지만 그 알고 있는 걸 실천하는 게 무척이나 어려운 부류?

그게 쉬웠다면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는 진즉에 실현되었을테지. 이 책에 나와있는 현란한

조언들을 성실하게 지키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번 세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꽤 있었고. 어느 순간 책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 부분...!

 

사랑에 모든 것을 걸지 마라, 직업적 성공에 매달리고, 취미를 발견하고, 훌쩍 여행을 떠나라.

마치 세상에 남자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남자를 사랑하는 자신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여자가 되는 것이 사랑에 상처받지 않기 위한 최선의 예방책이다...

당신들이 모든 것을 건 남자들은 당신들에게 절대로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든 것을 걸고 말고는 스스로가 결정하는 거다. 그리고 그게 사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만한 것으로 사랑을 선택한 이상 그 이후의 모든 상황과 사태에 대한

책임과 리스크는 본인이 질 수 밖에 없다. 사랑의 토네이도에 휩쓸려 나가 떨어져도 스스로

툭툭 털고 일어서기로 결심만 했다면, 사랑에 모든 걸 거는 게 왜 잘못되었단 말인가?

물론 나는 아직까지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타입으로 분류되고, 취미를 발견하는 것과

여행을 사랑한다. 직업적인 성공, 아직은 멀고 멀었지만 한 걸음씩 성실하게 나아가려 하고

있는 중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문장 조금 신경쓰였다.

어쩌면 사랑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람, 무언가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람을 멋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배분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성실하고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모하리만큼의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서 부딪히는 것이

과연 나쁘다고만 볼 수 있을까? 예방책이라던지, 훗날의 상처라던지 고려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오로지 집중하는 것, 그 속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만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남자에 모든 것을 거는 여자를 상정했던 것일까? 그런 여자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무엇인가에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은 여자든 남자든 드물다. 소수인이랄까?

 

이런 식으로 책과 의견충돌을 하고 있었다. 이것 말고도 또 있었고, 솔직히 꽤 많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요지는 알겠는데, 나랑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저런 식으로

꼬리 생각이 따라다녔고, 덕분에 읽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았다. 피드백이라도 있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책은 그런 기능이 있는 매체가 아니니까.

나와는 맞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어서 좋았던 점은 내가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정리할 수 있었다는 거다. 모호했었고, 그냥 느낌으로 뭉퉁그려 한 공간안에

밀어넣어두고 있었는데 그걸 끄집어냈고 말로 정리했고 차근차근 다시 쌓아둘 수 있었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도 훌륭한 연애 지침서였다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