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 - 한 권으로 읽는 경제학 입문서, 자연경제에서 신자유주의 경제까지
로랑 코르도니에 지음, 정기헌 옮김 / 함께읽는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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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암바 섬에 해피스톤에 간 이유는? 토암바 섬이랑 비슷한 섬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찾아

보기도 했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토암바 섬은 철저하게 가상의 섬이다. 아직까지

경제적으로는 원시에 가까운 형태와 모습을 유지한 채 존재하는 섬이다. 그렇다고 이 섬이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섬에서는 엄격하고 정돈된 형태의 경제 룰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으니까. 전도유망한 MIT 경제학부 조교수가 토암바 섬으로 향하게 된다.

지도 교수인 마틴 롬키가 토암바 섬의 사회, 경제적 조건을 개선하는 임무를 맡겼던 것.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해피스톤을 롬키 교수가 설득을 하는 말을 읽으며 조금 무서워졌었다.

고전파 정치 경제학의 원칙을 순수한 형태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경제학적 가설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하는데, 섬뜩해졌다.

일단 이 문장이 크나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 발상 자체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은 섬나라에 외부 사람이 들어가서 자신들의 필요와 호기심에

따라 이리저리 휘두른다는 발상, 낯선 건 아니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게 무척 불편했다.

이 전제에 영향을 받아서 이 책이 전달하는 주요 포인트를 놓쳐서는 안 되겠지만,

일단 이 전제는 이 우화 전반을 걸쳐서 등장하게 되고 그게 또 몹시 거슬렸다.

대학의 경제학과 1학년 전공책에 나올 만한 전형적인 케이스에서 마음껏 경제적인 가설을

시험하는 해피스톤의 존재와 그의 뒤에 있는 세력이 이 책이 진정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들에서 시선을 돌리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 책은 일단 경제학 입문서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고, 이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그야말로 경제학의 기본 원칙이라던지 원리

같은 것들이 아주 자주 등장하게 된다. 게다가 그런 부분들은 밑줄에 별표까지 활용해서

알려주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토암바 섬의 상황에 직접 적용되고 그 결과도 바로바로

도출되고 있다보니 경제원칙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해피스톤이 이 상황을 즐기면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제학자로서 순수하게

경탄의 감정을 보내기도 하고 자신이 적용했던 이론들이 실제로 어떻게 꼬여가는지 확인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변수를 만나서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해피스톤에 대해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는 거다. 오히려 지도교수의 꼬임에 넘어가서 토암바 섬까지

내려가서 온갖 경제원칙들을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표류하는 듯한 그의 모습에 가끔씩은

안쓰럽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실존하지 않더라도 작은 섬나라에서 이런 실험을 거행하겠다는

설정이 때때로 문득문득 떠올랐고, 그때마다 복잡한 감정으로 페이지를 넘겨야 했다.

일단 우화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나지도 않아야 하고. 작은 섬나라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실험이 이 책의 주내용인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경제학에 대한 대략을 학습할 수

있다. 유명한 경제 원칙도 알게되고, 고명한 경제학자의 이름도 꽤 많이 알게 된다.

토암바 섬에 적용했던 원칙들의 결과가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보면서 그 이론들의 실적용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 변수가 존재한다면 어떤 결과에 도달하게 될지를

살펴보며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습득할 수 있게 된다. 로맨스를 도입해서 해피스톤을 다시

토암바 섬으로 끌어들인다는 설정은 조금 어설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를 통해서 앞으로 토암바 섬이 어디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를 짐작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신선하기도 했다. 토암바 섬은 분명 해피스톤이라는 경제학자에 의해서 변모와 변화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그건 분명 우리가 알고있는 모습을 취하게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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