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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어느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
송세진 지음 / 서랍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어쩌면 내가 늘 하고 싶었던
말을 이토록 알맞게 농축해서 적절한 어조로 전하고 있는지... 오로지 제목만으로 이 책을
읽기도 전에 강한 호감을 느꼈다. 나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내용이나 주제에 상관없이, 그 책을 읽었든 아직 읽지 않았던지 제목이 강렬해서 때때로 그
책을 문득 떠올리게 되는 그런 책. 어쨌든 나는 그런 책들이 있다. 그리고 그 책의 제목이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에 퍼뜩 떠올라서 힘을 얻는다. 때로는 용기를 얻을 때가 있고,
피식 웃음으로 그 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기운을 얻는 책으로 부적처럼 사용하고
있는 책이 있는데, 정작 그 책을 읽어버리면 그 제목이 지금 나에게 주고 있는 유효적절한
기운이 사라져버릴까봐 걱정이 되어서 정작 읽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조만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긴 하다. 그 책이 진작에 읽을걸, 후회할 정도로 괜찮은 책이면
멍청한 짓을 하는 게 될테니까. 7월이 가기 전에는 꼭 읽어야지...마음 먹고 있다.
이 책 제목도 가끔 생각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에게 스스로가 재미없는 것을 강요하는
상황이 찾아올 때라던가, 사람이라면 마땅히 치러야 하는 단계와 의식이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물어오는 질문에 웃으며 얼렁뚱땅 무마하게 되는 순간에 이 책 제목이 떠오를지도.
그리고 그렇게 떠오르는 이 책 제목이 그 자리에 있는 조금은 위축되어 있는 내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든다. 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일단은 여행의 노하우 전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여행을 하면서 이런저런 상황
들을 겪었고, 그 순간에 어떻게 대처했었다는 내용. 사람마다 여행 방법이나 취향이 저마다
다를테니까 이 책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순 없을테지만 자신의 여행에 참고할 수 있는 힌트가
무던히도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몇 가지 힌트를 얻었고.
아직까지 여행 경험이 별로 없어서 여행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여행을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은 드는데 용기가 별로 생기지 않아서 현실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분명 용기를 팍팍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여행지에서 주의해야 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설명도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고, 여행의 매력
역시 이 책에 잘 나타나 있으니까. 게다가 길치라서, 외국어를 잘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기타등등 핑계를 만들어내면서 여행을 유보하고 있다면 더더욱 이 책 추천. 여행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것임을 알 수 있을테니까.
오렌지 색의 상큼한 이 책을 읽으면서 설득당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역시...편한 여행지를
피하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건 다음에도 충분히 갈 수 있으니까, 조금 힘들더라도
약간은 두렵더라도 모험심 충만한 여행지를 향해 떠나보라는 건데...그 부분을 읽으면서
그동안 너무 편안하게 말랑말랑하게 여행을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이과수 폭포에 대한 로망이
살아나기도 했고. 그래서 나는 용감해져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