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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추구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2권에서는 새러의 고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초반에는 행복해 보인다. 꿈에도 잊지 못했던
첫사랑 그를 다시 재회하고, 그의 마음도 그녀처럼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되니까.
하지만 이미 그는 결혼한 상태였다. 아내가 그 옆을 지키고 있었고, 사랑하는 아이도 있었다.
새러를 붙잡은 잭은 가정을 깨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아내 도로시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사랑하는 애인에게 오겠다고 말하는 그의 말은 순도 몇 퍼센트였을까? 결국에는 아내에게
자신의 연애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마는 내용을 읽으며 잭에 대한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아내가 그런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사랑하는 사람을 불륜의 상대로 끌어내려
버리는 남자라면 비난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그는 선택을 유보했다. 사랑도 지키고 싶었고,
가정도 지키고 싶었다. 게다가 그의 그런 마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의 아내와
애인은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다. 참, 아이의 존재를 빼먹었다. 아이에게도 큰 상처가 되리라.
그는 표면적으로, 대외적으로 그리고 공식적으로 나쁜 놈이 되지 않기 위해서 진짜 몹쓸 놈이
되어버렸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그는 대내적으로 나쁜 사람의 특징인 나약함과 비겁함마저
갖추고 있었다. 2권에서는 그런 비겁하고 약해빠진 잭이 시작한 어떤 행동으로 일어나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잭은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끝내 혼자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 그의 행동으로 인한 대가는 모든 사람이 함께 감당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의
그런 면모에 대해 방조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새러는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불륜으로
분류될 수 있는 연애를 결정했고, 그녀의 그런 연애는 잭의 아내 도로시에는 크나큰
상처였다. 새러 역시 도로시에게는 가해자였다. 도로시는 자신의 인생을 좀 더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했다. 자존감을 가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졌다. 그래서 그런 생활을 참아내고 견딜 수 밖에 없었다. 그녀 역시 잭의 비겁함을
방조했다. 그의 비겁함을 제대로 응징해야만 하고, 할 수 있었던 사람은 도로시였을텐데.
어쨌든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체로 상황에 휘둘렸고,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해서 한없이 꼬여만 가는 인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되느냐고? 행복해 지느냐고? 그건 읽어보면 알게 될 것 같다.
해피 엔딩이 중요할까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해피 엔딩보다 과정 중에 해피 한 게
더 강한 게 아닐까 싶어지니까. 비겁한 게 나쁜 것일까 가끔 생각하곤 했었는데,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비겁함이라면 나쁜 것이라고 확실하게 결론 내릴 수 있었다.
소설 읽으면서 등장인물에게 화내 본 게 오랜만이라서 신선하기는 했다. 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