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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주얼리 - 120년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
캐롤라인 콕스 지음, 마은지 옮김 / 투플러스 / 2012년 4월
평점 :
‘예쁘구나, 참 예쁘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악세사리라던지 보석이라던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번거롭고 귀찮게 여겼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그게 사랑스럽다고, 왜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날이 올지는 상상도 못했었다. 그런데 그럴수도 있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이고, 그 이유가 나의 이유가 되는 경우가 절대 없지는 않았다. 주얼리에서도
그랬다. 주얼리의 매력에 수긍하는 날이 올줄이야!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주얼리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들어 주었고, 주얼리에
대해 갖고 있었던 오래된 편견을 정리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주얼리를 만든 사람들의
철학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주얼리라서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주얼리 제작에 관여했던 몇몇 사람들의 철학이자 조언은 주얼리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특히 코코 샤넬의 말들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비싸다고 좋은 주얼리는 아니었다. ‘이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어요’라는 느낌의 주얼리는
주얼리 자체로서도 아름다울지 의심이 들었다. 아름답지만 어쩐지 주얼리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품위가 그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 수준만큼 올라갈 것 같지 않았다.
이건 제대로 된 주얼리도 없고, 주얼리에 이제 막 입문하려고 하는 사람으로서의 짐작일
뿐이지만. 하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 예감이 틀릴 것인지, 틀리지 않을 것인지는 조금
시간이 지나고 주얼리와 친해지고나면 알 수 있을 듯. 어쨌든 조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정말 예쁜 주얼리들이 등장한다. ‘120년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라는 부제에서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100년 전, 70년 전, 50년 전의 주얼리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예쁘다. 주얼리는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구나, 유행에 휘둘린다면 정말 예쁘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드리 햅번도, 비비안 리...그레이스 켈리는 지금봐도
이쁘니까 아름다움이 유행과 상관없다는 이 말이 그다지 틀린 건 아니겠지? 확신이 살짝
없긴 하지만... 그런 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이을 정도로 이 책에 실려있는 주얼리는
아름다웠다. 이 책을 통해 주얼리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보석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석이라고 해서 다 비싼 건 아니었다. 이 책에는 종이나 아크릴 그리고
모조품으로 만든 주얼리들이 소개되고 있기도 한데 그 역시 너무 예뻤으니까.
그러니까 비싼 보석이 아니라 나에게 어울리는 보석을 찾아내고, 상황과 분위기를 잘 읽어서
적재적소에 주얼리를 착용할 수 있는 센스를 가지고 싶었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된다면,
그런 재능을 가지게 된다면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그런 사람을 향해
반걸음 정도 걸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