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의 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토모히코는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버지가 동경으로 전근을 갈 때 아버지를 따라가지 않았다.

그 대신 졸업하기 전까지 이웃집에 의탁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소꼽친구였던 아이들의

집이었다. 그 아이들의 아버지 오츠타로씨는 토모에게도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토모의 십대의 나날은 조용하고 평온하게 흘러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들에게는

각자의 비밀과 슬픔이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은 언젠가 폭발하기 위해서 째깍거리고 있었다.

토모가 신세지고 있는 오츠타로씨는 방역업에 종사하고 있다. 오래된 목조건물을 방문해서

흰개미 피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에 적합한 방역작업을 하는 게 그의 일, 그리고 여름방학

동안 토모가 그 일을 돕고 있는 중이었다. 남의 집에 방문해서 그 집의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

그 집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토모가 맡은 임무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도중에 그는

시선을 뗄 수 없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자와의 만남은 토모의 인생을 바꿔

놓게 된다. 그 여자를 보기 위해서 토모는 밤마다 그 집 마루 밑으로 숨어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에 불이 나고만다. 그리고 그 불에 그 집의 주인인 남자가 목숨을

잃는다. 그런데 그 여자가 토모에게 말한다. 그 남자를 죽여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살았다고

말이다. 토모는 그 여자와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 모호한 태도로 대처하고, 그렇게

감춰야 할 비밀과 거짓말은 늘어만 가게 된다. 그런데 토모가 감추고 있는 것은 비단 그 사건

뿐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가 감추고 있던 그 모든 비밀이 이제 하나 둘씩 밝혀지려고 한다.

그 비밀들은 토모와 그 주위 사람들을 어디로 몰아갈 것인가.

토모와 그 주변 인물들 각자가 갖고 있는 상처와 비밀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그들의

이야기들이 퍼즐처럼 맞춰진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그들의 사연들이 애처롭고 슬프다.

달과 게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을 읽다보면 책 속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었다. 그건 분명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일인데도, 마치 그 순간엔

그렇게 거리를 둘 수 없어진다. 그러면서 더욱 소설 속의 세상에 집중하게 되어버린다.

이 책도 그랬었다. 어느 새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버렸었다. 그들의 비밀이 궁금해

졌고, 그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책을 손에 놓지 못했다.

미스터리면서 성장소설이면서 마음을 흔드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소설이었다. 게다가 반전도

존재한다. 그러면서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 세계에 더욱 관심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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