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나의 삼촌이 정말로 브루스 리, 이소룡이냐고? 아니다. 다만 이소룡이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삼촌의 이력은 이 소설 속의 그 모습보다 훨씬 더 쓸쓸하고 삭막해지지 않았을까라는 짐작만

하고 있을 뿐. 이소룡은 삼촌이 성장하는 동안의 지표였고, 그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든

순간을 부여해주었던 사람이었다. 단 한번 직접 만난적도 없었을 뿐인데, 영화 몇 편을 통해

만난게 전부일진데 그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소룡은 누구였을까.

이소룡 세대가 아니다. 이소룡은 이미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 한참 전에 운명을

달리했던 이였고, 이소룡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았다기 보다는 그를 추종했던

이들이 성장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을 통해서 이소룡과 만날 수 있었다.

쌍절곤, 절권도, 노란색 트레이닝복, 불운한 가정사 등등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영화를 보기 한참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이소룡이 등장하는 영화를 본 건 그로부터 한참 후,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던 것 같다. 이소룡의 허상이 아닌 직접 본인을 보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그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 시대를 살아가지 않았던 나는 막연하게 짐작할 뿐이다.

그런 브루스 리가 이 책에서는 종종 등장한다. 삼촌이 보러간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삼촌이 내뱉는 그의 명언으로 말이다. 그리고 때로는 꿈처럼 환상처럼 삼촌과 만나기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에서 이소룡이라는 인물의 존재감을 이전보다 조금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진 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1권은 삼촌이 이소룡에 매료되어 있었던 시기부터 시작된다. 70~80년대를 살아가는 삼촌은

서자 출신으로 눈칫밥을 먹고 자랐다. 그런 그가 이소룡을 사부 삼아 무도인의 길을 걷게

되고, 파란만장한 시대 속에서 결코 안전하지 못하고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무도인이 되고 싶었고, 노력도 했지만 가짜 스승에게 호되게 사기만

당하고 이소룡의 대역이 되기 위해서 홍콩까지 가게 되었지만 오디션도 보지 못했다.

쓸쓸히 군대를 다녀오고, 삼청교육원까지 끌려간다. 뭔가 시대의 격량에는 모두 발을 담그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를 1권에서 내내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청춘은 끝났다

라는 종언과 함께 이소룡에 대한 삼촌의 열망도 이전과는 다른 색을 가지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1권이 끝난다.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했다. 내일 교보에 가서 바로드림으로

당장 2권부터 구입해서 읽어야 겠다 싶었다. 왠지 2권이 진짜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데,

틀리지 않을 것 같다. 1권의 막이 내리고, 2권에서는 이미 많이 달라진 주인공들이 등장하게

될 것 같다. 그들이 살고있는 세상은 내가 알고 있는 곳이니까 1권과는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2, 그걸 읽을 내일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