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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
빌 브라이슨 지음, 이미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2000년의 호주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2000년이라면 꽤 오래 전, 그 호주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빌 브라이슨의 매력을 만만히 보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그는 2000년의 호주도, 2022년의
호주도 재미있게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의 책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쉴틈없이 낄낄거리며 읽었던 기억이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들려주는 호주 이야기에
푹 빠져보는 게 어떨까. 그가 유럽 이야기만 재미있게 들려주는 게 절대 아니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꽤 여러번 킬킬 거렸으며, 몇차례나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렸었다.
그는 호주에서 머물렀던 온갖 순간에서 이전에 자료에서 읽었던 정보들을 떠올렸고,
그 정보들과 개인적인 상황이 혼합되면서 빌 브라이슨다운 유머를 만들어내고 만다. 그리고
그 유머에 정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혼자서 키득거리며 책장을 넘기다가 비로소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이 책의 내용을
반추해 보았었다. 읽는 내내 즐겁고 재미있었는데...책을 다 읽고 생각나는 내용은 어째서
악어, 해파리, 상어, 포악한 개들 그리고 까칠한 독성을 가진 풀들이었을까.
호주에 대해서는 코알라, 캥거루, 양이랑 소, 커다란 돌바위 그리고 오지. 어쨌든 평화로운
이미지였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호주라고 하면 앞으로 수많은 종류의 독사와 잡히면
끝이라는 악어와 관광객을 사냥할지도 모르는 사나운 개와 스치면 끝장나는 해파리들을
먼저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나서 호주에 대한
인상은 전혀 나빠지지 않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쓰여있는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그 문장들 때문에 나는 호주에 가보려고 한다. 손해보는 쪽에 서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
빌 브라이슨은 아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다. 그런만큼 이 책을 읽다보면 호주에 대한 상식이
넘쳐난다. 호주 사람들도 저건 모를 것 같다는 범위에서부터 호주 사람들은 다 알지만 외부인
이라면 알 수 없는 범주까지. 그 상식들을 알아가면서, 그가 들려주는 호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빠져들면서 호주라는 나라에 새삼스럽게 관심이 생긴다.
2012년의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호주 워킹을 고민하고 있다. 작년부터
생각하던 것이었는데, 워킹 정보를 찾아보면서 마음을 접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워킹을 다녀오는 쪽으로 마음이 향하고 있다. 토마토 농장에서 블루베리 농장에서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접었던 마음이 다시 펼쳐지려고 한다. 단념했던 마음이 돌아설만큼
이 책에서 보여주는 호주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했다. 그리고 직접 그곳을 보고 싶었다.
워킹에 대한 결정은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가보고 싶어졌다. 호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