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잇태리하고 싶다...!

어쨌든, 잇태리
박찬일 지음 / 난다 / 2011년 10월

파스타를 먹을 때 숟가락을 절대, 무심결에도 들지 않는 건 다 이 분 덕분이다.

포크질도 제대로 못하는 애들이나 하는 거라는 문장은 한참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특히 파스타를 먹을 때 곁에 놓인 숟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말풍선처럼 그 문장이

도동하고 떠올랐다. 아무튼 요즘은 파스타를 먹을 때 숟가락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피클! 피클도 잘 먹지 않는다. 그 이후로 리필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탈리아에는 피클이 없단다. 그런데 왜 피클을 내놓지 않는 파스타집은 없는걸까.

습관적으로 아삭아삭 집어먹었던 새콤달콤한 피클...굳에 먹지 않아도 되는데

왜 먹고 있었을까?

어쨌든 그의 책을 읽고나면 나의 식생활은 다소간의 변혁을 겪어왔다. 그래서 이번

책을 읽으면서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살짝 기대되기도 했다.

이번 책은 이탈리아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식생활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의 내용이 소록소록 떠올라서 거기에

따라서 움직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문 앞에 무언가 덕지덕지 붙어있다면 뒷걸음

치게 될 것이고, 포카치아 샌드위치를 가방 안에 보물 숨기듯이 짊어지고 다니게

될지도 모른다. 눈을 반짝이며 와인을 구입하고 와인을 물처럼 마시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이탈리아에 가보고 싶어진다. 이탈리아에 가서 생파스타를 먹고,

그 유명한 가게에 가서 고기도 먹고 싶고, 우리나라에서는 멈칫했던 와인들을

맘껏 마시고...쇼핑도 조금 하고 말이다.

이탈리아에 대한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어느덧 이탈리아로 마음이 향한다.

초급 이탈리아어라도 들어볼까 싶어지기도 하고, 조만간 가게 될 유럽에서 이탈리아를

살짝 추가해보기도 했다. 이탈리아에 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역시나

커피를 마시는 거다. 이 책을 읽고나니까 파스타도 먹고 싶지만, 왜 이렇게 커피가

마시고 싶은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배가 고팠고, 이전에 샀던 작가의 요리책을

끄집어내서 파스타를 만들어 먹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으며 키득키득...

그걸 반복했던 것 같다. 초급 이탈리아어...도전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