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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평점 :
‘노보우의 성’으로 이름을 알린 와다 료의 첫 작품이다. 이 소설 역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역사가 남긴 흔적에 소설가의 상상으로 살을 붙였다.
소년이 있다. 그는 아둔해보일 정도로 순진하고 착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소년이 가지고 있는 게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바람의 왼팔이다.
바람의 왼팔은 소년에게 명사수로서의 재능을 부여했고, 그런 재주는 꽁꽁 싸매고 있어도
저절로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소년의 할아버지는 손자가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전쟁에 끌려나가서 단명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고, 시류의 소용돌이에 끌려들어가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소년을 울타리 속에 가두려고 한다. 소년이 총과는
관련없는 공간에서 살아가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할아버지의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그러기에 소년의 능력은 너무나도 출중했고, 소년 역시 그 재능을 묻어두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런 소년의 재능을 발견해버린 사람도 생겼다. 그리고 비극은
시작된다. 소년의 재능이 세상에 드러남으로써 소년와 그의 할아버지는 이전처럼
평온한 일상을 일구어 갈 수 없게 되어버린다. 소년은 전쟁터로 나가야 하니까,
소년을 전쟁터로 나가는 것을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제거되어야 할 인물이 되어
버릴테니까 말이다. 그런 일이 일어났고, 소년은 예전처럼 순진하고 무구한 상태로
있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 소년 같지만, 실제 주인공은 한에몬이 아니었을까.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 생각에 힘이 실린다. 그의 고뇌와 갈등이 이 소설의 주요한
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진달까. 전쟁은 역시 개인의 삶을 망가트려 버리는
것인 것 같다. 승산없는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나마자의 삶이
무척 안쓰러워 보였으니까.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