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미우라 시온의 이번 소설은 고구레 빌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낡은 목조 주택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그들 각자의 사연들이 독특하면서 신선하다. 이런 일은 실제로 결코 없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현실감이 떨어지지는 않은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지은지 오래 된 불편한 목조 주택이다보니, 고구레 빌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몇 명이

되지 않는다. 집주인 할아버지까지 포함했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사연을 가진 이들이 고구레 빌라라는 공간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는 확대되고

복잡해진다. 고구레 빌라 거주자들도 물론 등장하지만, 고구레 빌리 거주자의

주변 인물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얽히고 설키기 시작한다.

챕터마다 주요 등장인물이 바뀌는데, 이번 챕터에서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인물이

다른 챕터에서는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 인물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멀리 떨어져서 살펴보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한 걸음 다가가면 그들이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누군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미우리 시온은 독특한 소재를 참 편안하고 흥미롭게 말하는 소설가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이전 소설들을 떠올려 봤었다. 하나같이 독특한 설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특이함이 엉뚱하게 부각되지 않았던 건, 현실감을 잃지 않아서였던 게

아닐까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현실 속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지 않은 상황들이 평범하게 느껴지는 건,

등장인물들이 현실 속의 사람들처럼 고민하고 방황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꾸려나가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미우라 시온 소설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신나고 유쾌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차분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고구레 빌리 사람들처럼, 내 이웃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새삼스럽게 주변 사람들이 조금은 사랑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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