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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마눌 감동도시락 : 도시락 편 ㅣ 궁극의 비법 시리즈 요리 4
최임선 (maNul) 지음 / 도미노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사랑과 감동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 도시락’이라고 책 표지에 적혀 있다.
음...사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서 도시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이제까지 도시락을 준비할 일이 생기면 적당히 밥이 될만한 무언가를 살 것인가를
두고 고민해봤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두고 고심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도시락을 싼다는 건 그 날 어딘가로 간다는 것이다. 소풍이라던지 짧은 여행이라던지...
나 역시 여행의 참가자인데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도시락을 챙기다니,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해져서 잠이나 더 잤으면 딱 좋겠다고 생각했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건 순전히 나를 위해서였다. 나를 위한, 나의 점심을 위한 도시락을
싸보자는 것이었다. 점심으로 뭘 먹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합치면 도시락을 싸고도 남겠다
싶기도 하고, 밖에서 먹는 밥이 질릴 때면 늘 생각하게 된다. 도시락을 싸볼까?
하지만 도시락을 실제로 준비 해 본 적은 몇 차례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자고
싶었고 아침밥을 먹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도시락을 싼단 말이던가!
하지만 그때 사 두었던 도시락은 아직도 새 것처럼 반짝거리고 있고, 요즘 또다시
밖에서 먹는 밥이 질리기 시작했으므로 이 책을 보면서 도시락을 싸기에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정말 열심히 만들어 보자 마음 먹었다.
그랬었는데 말이다. 오로지 나를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 마리라 결심했었는데,
이 책을 보는 사이에 정말 사랑과 감동을 전하는 좋은 방법이 도시락일 수도 있겠다고
마음이 움직였다. 젓가락으로 건드리는 게 망설여질만큼 정성이 가득한
예쁘고 사랑스러운 도시락을 건네준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도 무척 궁금했고 말이다.
그리고 도시락을 만들어서 주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면 참 좋겠다 싶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의 목표를 살짝 수정했다. 내가 먹어도 맛있고, 나 아닌 사람들이 보면
너무나 행복해질 러블리한 도시락을 만들어보자고 말이다. 그리고 이 책으로 도시락
노하우를 익히고, 가능한한 빠르게 하지만 정성이 가득하게 든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비법을 체득하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요즘 사흘에 2~3번은 이 책을 뒤적이며 도시락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쉽게 놓칠 수 있는 작지만 도시락의 맵시를 살릴 수
있는 스킬을 잔뜩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요리에 서투른 사람들은 알고 있지 않은
그런 점들을 콕콕 집어주는데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도시락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저런 도시락 가게가 있으면 매일이라도 사 먹을텐데...
손재주가 서툴다면 만들 수 있을가 싶을정도로 아기자기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지만
영양이나 맛에 있어서도 절대 빠질 것 같지 않다.
이 책을 보고 있을 때면 내일 당장이라도 도시락을 쌀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장도 봐두었다. 반짝반짝 도시락통도 씻어두었고. 하지만 결국은 다음날 아침에
도시락을 만들지 못했다. 늦잠을 자지 않았는데, 시간이 없더라는...
누군가를 위해 아침에 도시락을 싸는 사람에게 경외의 감정을 표하며 이 도시락에
나와있는 레서피를 활용해서 저녁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도시락 책이라고 꼭 도시락만 만들라는 법은 없는 거라고...그래서 앞으로는
이 책을 레시피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그리고 남은 게 있다며 그걸 도시락으로
활용하는거다. 이게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이 책의 활용법이 아닐까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물론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날이 오면 원래의 용도로 이 책은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