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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본능 - 불, 요리, 그리고 진화
리처드 랭엄 지음, 조현욱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제목만 보면 요리책이나 요리에 관한 책 같지 않은가? 어쩐지 맛있는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을 것만 같은...하지만 단숨에 말해야 겠다. 이 책에는 맛있는 레시피나
달콤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 기대를 품는 건 곤란하다는 걸
말이다. 이 책의 원제는 catching fire, 이 제목이야 말로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불, 요리, 그리고 진화’라는 이 책의 부제야 말로
이 책의 주요 포인트를 정확하게 집어주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요리와 진화, 익혀 먹는 음식과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까.
책의 표지에 쓰여있는 ‘요리하는 자, 지구를 지배하다!!’라는 문구에 홀려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맛있는 걸 좋아하다보니,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요리실력을 조금씩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보니 저 문구만으로 이 책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요리하는 자가 어떻게 지구를 지배한다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었고.
물론 요리와 진화의 접목 역시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무시할 수 없는요소였다.
요리로 진화를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전에는 그것에 대해 알지 못
했기에 진화를 요리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과연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우리는 어떻게 음식을 익혀먹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익힌 음식이 우리가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를 이 책의 페이지를 읽어가면 대략적으로나마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익혀 먹는 음식의 역사와 그 역사의 곁가지에 자리잡고 있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요리라던가, 익혀 먹는 음식의 역사에 대해 이전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날 것으로 먹는 일부 식재료를 제외하고는 의당 익혀먹는 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건강 상의 목적과 이유로 생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음식을 익혀 먹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습성이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끼친 영향력에 대해서도 인식하게 되었다.
요리가 진화에 무척 큰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불로 익혀 먹는
것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당연히 그러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익혀 먹는 것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최소한 사소한
무엇으로, 당연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진화와 요리의 관련성, 무척 흥미로웠다. 물론 이건 다 읽고나서 했던 생각이고...
읽는 동안에는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아서 애를 태웠다. 어째서 이리 잘 읽히지 않는거냐
답답하기도 했었고 말이다. 하지만 전부 읽어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리와 익혀 먹는
것의 또 다른 의미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