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의 정체는 무엇인가?

권태 - 그 창조적인 역사
피터 투이 지음, 이은경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10월

이 책을 읽고 있는 걸 보게 된 외국인인 친구가 물었다. ‘권태’가 뭐냐고.

단어 자체에 대한 물음이었는데,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니까...그러니까...”

한참을 그러다가 그냥 사전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고 말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권태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아니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권태감이라는 것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것이라고도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권태가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권태란 도대체 무엇일까? 권태란 도대체 어떤 녀석이길래 설명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이 인간의 역사에 얼마나 오랫동안 달라붙어 있었으며, 그것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런 것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 같다.

권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권태감에

빠져들 것 같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권태에 대해서 권태롭지 않게, 권태의 영향력에

대해 놀랍도록 많은 것을 말해주는 책이었으니까 말이다.

권태가 이토록 오랫 시간동안 인간을 지배하고 있었다니 권태가 대단해보이려고 한다.

게다가 그 영향력이란...대단하기까지 하다. 그런 권태의 영향력은 이 책을 살펴보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권태에 부정적인 영향력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기도 하니까. 다만 이 책의 전체적인 분량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다.

이 책의 말미에 나오는 권태에 대한 작가의 결론에 공감했다. 권태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면, 이 작가의 결론에 약간의 도움과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 명확하다면 명확하고 허무하다면 허마하다고 할 수 있는

그 결론이 마음에 들었다. 권태에 대해서는 그런 자세가 딱 좋을 것 같았으니까.

권태는 이제까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에 사로잡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것과는 별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권태라는 단어와 수차례 만나게 될 것이다. 그 권태와

조우했을 때 나의 대응방식은 이 책을 읽고나서 좀 더 성숙해졌을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권태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권태는 권태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얻게 된 값진 교훈이었다.

어쩌면 권태에 대응하는 기술력이 조금 높아졌을지도 모르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