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년의 처절한 여정...

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동생이 사라지지만 않았더라면, 여동생이 인형처럼 예쁘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끔직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고 있는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이제

열세 살이다. 너무나 어린 나이, 하지만 더 이상 어린 소년으로 있을 순 없다.

쌍둥이 여동생이 납치, 실종된 이후 소년이 속해있던 가정을 처참하게 망가져 버렸다.

아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고, 강인하게 버티던 엄마는 아빠가 떠난 이후에 무너져버렸다.

엄마의 빈 옆자리는 켄이라는 나쁜 남자가 차지해버렸고, 끔찍한 나날이 시작된다.

그 남자를 만나고나서 소년의 엄마는 약이나 술에 취해있었고, 켄의 말에 휘둘리며

의식도 의지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게다가 켄은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물론 소년에게도 말이다. 소년은 엄마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년은 한가지 소망은 이게 아니었을까? 동생을 찾아내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그래서 경찰마저 손을 놓은 그 사건을 직접 해결하기로, 자신이 동생을 찾아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범인 찾기에 나선다.

어리지만 이미 나이 들어버린 소년의 험난한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소년 외에도 여러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소년의 여동생을 찾는 것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형사,

소년과 함께 악동짓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소년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은

친구 잭, 소년이 살인사건의 현장을 목격했을 때 만났던 거인같은 몸집을 가진 레위...

그들은 이 소설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주목해보는 것도 이 소설의 매력을

조금 더 알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내용 자체는 무거운 편이다. 끔찍한 범죄로 깨어져버린 가정, 그 가정의 어린 소년의

방황과 여동생을 찾고 엄마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 소설 속에서 잇달아 일어나는 범죄들,

그리고 대체로 어둡고 절망에 빠진 등장인물들...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이지만

이 소설을 모두 읽기 전에는 이 책에서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소년은 그를 둘러싼 끔찍한 상황에서 무사히 구조될 수 있을지, 도대체 저 등장 인물의

정체는 무엇인지...소설을 읽다보면 궁금한 것 투성이가 되어버리니까.

그래서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페에지를 초조하게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