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중년의 남자와 여고생의 사체가 발견된다. 그 사건을 수사하게 된 건 쓸데없이 예쁜
여자형사다. 그 형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묘사가 많았는데, 쓸데없이 예쁘다는 표현이
그 중 가장 강렬해서인지 기억에 남는다. 이 형사로 말하자면 검거율1위, 그래서
그녀가 어떤 행각을 직장에서 자행하더라도 무사통과라는 느낌이다. 그런 모든 행동이
검거율로 이어지니까 말이다. 그녀의 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하얀 양말을 신고
들어서면 양말은 이제 버려야 하는 물건이 되는 집이란다. 켜켜이 쌓인 쓰레기와
빨래감, 마땅히 앉을만한 장소가 없을만큼 어수선한 집은 그녀의 피폐한 현재 상황을
말해주고 있는 것만 같다. 그녀 역시 아픈 과거가 있었던 것이다.
모든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 속의 예쁜 여자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녀가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과거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청소에는 재능이 없지만 직업에서만큼은
과도하게 능력을 드러내고 있는 그녀가 살인 사건에 간여하게 되었다.
이제 범인이 잡히는 건 시간문제인 것이다.
그녀가 맡게 된 살인 사건은 예고 살인이었다.
여고생과 직장남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그 사건의 상세한
부분을 담고 있는 소설이 출판사와 언론으로 날아든다. 그리고 그 다음 편을 입찰하라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입찰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여기에서 어느 출판사가 입찰을 하고 낙찰이 되고, 그리고나서 이후에는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끝이 나버린다면 이 소설이 책으로 출판되는 일이 없었을거다.
당연히 출판사도 영리를 추구하는 이상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얼마에 어느 시기에 낙찰을 받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비난을 피하면서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그러는 사이에 또다시 사건은 일어난다. 그리고 또다시 거액의
입찰을 제시하는 공지가 날아드는데...
예고살인을 하려는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를 과연 여형사는 무사히
잡아낼 수 있을 것인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은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 드라마화 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조만간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 일드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코믹하지만
진지한 설정, 그리고 살인을 예고하는 자와 그를 기필코 잡아내려는 자의 다툼이
촘촘하게 그려져 있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능력있는 여형사보다 범인을 먼저 잡아내기 위해 고심하다보면 순식간에 이 책을
읽어버리게 된다. 언제 이렇게 읽어버린거지 싶어진달까. 속독 능력자였는지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될 정도다.
늦은 더위가 가기 전에 서둘러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어떨까?
여름이 이 책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 같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