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로라 리프먼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라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야 하는 이가 대부분이지 않던가. 이 소설에서도 같은 상황이다.

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섬뜩함과 오싹함을 느끼게 되는 이는

엘리자였다. 두 명의 아이를 기르며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던 그녀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그 편지는 그녀에 대해서 결코 모르고 있어야 할 누군가에게서

온 것이었다. 그는 다른 이가 아닌 23년 전 그녀를 납치하고 강간했던 범인 월터였으니까.

그녀는 열다섯 살에 40일 동안 납치를 당했었고, 그 범인에게 납치되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피해자였다. 우여곡절 끝에 풀러난 그녀는 이름을 바꾸었고, 이사를 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녀는 편지를 보낸 범인이 자신의 삶을 흔들어 놓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과거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서 공론화되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알려짐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다르게 대하는 것도 싫었다.

현재의 상황을 지키기 위해서 범인인 월터가 요구하는대로 답장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사형집행일을 앞 둔 월터는 무엇을 목적으로 집요하게 그녀를 찾아내서 편지를 보내 온

것일까. 게다가 23년 전처럼 월터에게 끌려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이제 그녀는

열 다섯 살의 소녀도 아니고, 지켜내야 할 가족이 있으니까.

그럴 자격이 없으면서도 무언가를 요구하려는 범인 월터, 그리고 지금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그 어처구니 없는 요구에 응대해야만 하는 엘리자. 이제부터 그들의 교묘한 대결이

펼쳐지려고 한다.

스티븐 킹이 ‘2010년 올해의 소설로 지목해서 더욱 화제가 된 소설이라고 한다.

그 한 줄의 설명이 이 책에 대한 기대를 상당히 키워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과한

기대를 하는 건 말리고 싶다. ‘재미있기는 한데,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2010년에는

스티븐 킹이 별로 소설을 읽지 않았나 보다라고 생각해 버릴 확률이 그만큼 놓아지니까

말이다. 스티븐 킹의 추천이라는 수식어를 접하지 못하고 읽었을 때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 소설 속의 복잡미묘한 심리에 더욱 집중했을테고,

이러니 저러니 이 소설의 허점 찾기에 심취하지도 않았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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