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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이 말하는 것들에 대해 의심을...!
그들이 말하는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안일한 상식은 착각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당연하다고 믿고있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재검토가
필요한 것일까 당혹스러워졌다. 난감해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다시 정보를 끌어모으고 재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까, 얼마나 귀찮을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을 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었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던 게 아니었을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읽은 게 한 참 전이었다. 차례를 보고 엄청 기대했었더랬다.
차례를 읽으며 한층 더 관심이 더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23가지인만큼 매일 한 챕터씩 23일에 걸쳐 읽어야 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읽어나가겠다는 다짐은 무색하기 그지없이 사라졌다.
3챕터까지 읽었었나? 계속 다른 읽을거리가 쌓였고, 그러다보면 자기 전에 10분마저
그당시 마음을 빼앗는 다른 책들에게 할당되었다.
그렇게 이 책도 잊혀져 가나 싶었다. 그랬었는데 우연히 아주 우연히 이 책에 발등을 찍혔다.
책이 툭 떨어져서 정말 발등을 콕 찍었다. 그리하여 다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루 몇 페이지씩이 아니라, 반나절을 온전히 집중한 독서를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몇 개월만에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내용 자체가 어렵거나 까다롭다는 느낌도 주지않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말로 쓰여져 있는 책이었다.
가끔 그런 책있지 않던가? 이미 살짝 겁내고 있는데 50페이지도 읽지 않았는데
확 질려버리게 만드는 책...이 책은 그런 책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책은 커녕 무척 안정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적절하게 관심과 호기심을 이끌어냈고, 친절하고 편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반나절동안 온전히 딴 길로 새지 않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 무척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동안 내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점들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는 책이라서 강렬한 독서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나태하게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책만 읽어왔고, 복잡하거나 까다로워 보이는 문제는
전방 100미터 밖에서 발견하면 빙 둘러서 다른 길로 돌아가곤 했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내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에 재미없어 보이는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있는 책들도 끼워 넣어야지 마음 먹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그동안 재미없다고
분류했던 많은 책들이 사실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만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는거다.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해본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게 비단 23가지만일까?
230가지는 아닐까? 2300가지는 아닐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그들이 말하는 대로 믿고 살아야 한다면
너무나 억울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놓치기 않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워야 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게 약은 시대는 한참전에 지난 것 같다. 모르면 쉽게 설득당하기만 할 뿐이다.
이제는 그렇게 쉽사리 그렇게 설득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읽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