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 창조적 여행자를 위한 깊이 있는 문화 기행 Creative Travel 1
조용준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오로지 펍에 대해, 펍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펍 이야기가 가득 넘친다.  

마치 맥주잔의 거품처럼 풍성하게 말이다.

펍이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몇 몇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펍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펍들을 통해서 영국의 오랜 역사를 반추해 볼 수 있을 거라는 건  

상상해보지 못했었다. 펍을 통해 읽는 영국의 역사, 무척 흥미로웠다. 

펍의 주인들도 간판 바꿔 다느라 참 수고로웠겠다 싶기도 하고, 몇 백년동안 사라지지 않고  

그 가게를 유지해왔다는 데에서는 놀랍기도 했다.  2~3년만 지나면 자취를 감추는 가게들이  

내 주위에는 이토록 많은데, 영국의 펍들은 무슨 비법을 가지고 있길래 수백년을 버틴걸까.  

그것이 알고 싶어지더라. 펍들의 이름이 독특하다고만 생각했지,  

딱히 그 이름이 의미까지 궁금해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적이 없었다는 것마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으니 말 다한거다.

그런데 그 펍들에는 유래가 있었고, 스토리가 있었다. 그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펍이 존속하는 게 가능했던 게 대단했다. 그 많은 사건들 속에서 매몰되어 사라져버렸어도  

의아해하지 않았을 정도로 거친 시간들이 펍에게 할당되었고,  

그 할당량을 묵묵하게 견딘 펍은 살아남았다. 펍이 강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것보다 펍에게 많은 사람들이 끝모를 애정을 쏟아부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온갖 일을 겪으면서도 펍을 놓을 수 없었고, 싫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오랫 시간동안 그만큼 많았다는 게 아니었을까?

실제로 이 책에는 펍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물론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유명인사라고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이지만. 하지만 그들보다 훨씬,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펍을 사랑해왔고 사랑하고 있으며  

사랑할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건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수많은 이야기와 전설같은 역사를 가진 펍이 현재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한다.  

펍보다는 바를 선호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마트에서는 묶음 맥주가 절찬리 판매중이라  

실리를 추구하는 맥주애호인들을 집에서 맥주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해서 요즘 펍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내가 공유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펍이 사라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사라져버리기에 펍에 얽혀있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흥미로웠으니까 말이다. 펍이 사라지면서 그 이야기도 증발해버릴까봐  

무척 아쉬워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펍의 강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사라질 펍이었으면, 이미 오래전에 그 모습을 감췄을 것이다.  

그래서 별다른 근거도 이유도 없이 펍은 존속하리라 믿고 있다.  

펍이 없어지면 런던이 쓸쓸할 것 같으니까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펍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재미있었고 놀라웠다.  

알면 알수록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펍은 딱 그런 경우인 듯 하다.  

펍에 대해 하나 둘 알게 되는 게 늘어날수록, 펍의 매력에 더욱 수긍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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