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있으면 궁금해진다.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던건지도, 이 책만의 매력은 무엇인지도,  

이 책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숨어 있는 건지도...기타등등이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에 때때로 속으면서도 시선을 거둘 수가 없다.  

정말 거기에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 있을까 싶어서.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표적 독자 계층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렴 어때라면서 읽기 시작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어쩐지 이 책의 판매고의 일부분은 제목의 공헌이 컸을 것 같다.

힘들고 고달픈 청춘이라고 간주되는 이들이 자신들의 아픔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 제목의 책에 기대고 싶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 책을 집어든 게 아니었을까.  

그리고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동료에게 이 책을 알려줬을 것 같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다른 책들이 베스트셀러 1위를 탈환하는 걸 막고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대학교에 막 들어갔을 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로 어리둥절하고 갈피를 잡지못하고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하면서  

어딘가에 쿵쿵 부딪치고 있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쓸데없는 수다를 떨거나 잡담을 늘어놓을 상대는 많지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적절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상대란 언제나 찾기 힘들다. 그건 대학교 신입생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마땅한 대화 상대도 없고, 멘토를 여전히 발견할 수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이 책에 어쩌면 고민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을지도 모르니까.

대학교를 졸업했다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두리번거리다가 주변에 표류하는 대학생이 있다면 권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라는 권위에 힘입어 그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 그러다 후회할지도...라는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동생에게 툭하고 건네줬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우연히 발견한 그 책은 스무 페이지를  

채 읽지 못했다고 책갈피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청춘이니까 바쁘기도 하겠지.

표류대학생을 건지지 못했으니까 또 다른 효용을 생각해 봤더랬다.  

이 책을 읽어서 좋았던 점을 찾아내고 싶었으니까. 참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어쨌든 시간을 투입해서 읽어낸 책이니까, 베스트셀러이기에 조금은 기대했었으니까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조금은 달라졌으면... 그런 계기를 주는 부분이 있기를 바랐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일까. 이 책에서 청춘이라면 왠만하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분류된  

어떤 것들 중에는 이미 한참 전에 체험한 것들이었다.  

작은 도랑도 있었고, 교묘한 함정도 있었고, 내 발에 내가 걸려 넘어진 적도 있었는데... 

그런 경험들을 차분하게 떠올리게 만들더라.  

감동의 파노라마였다며 쿨하게 넘길 수 있었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는 극복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여전히 그 터널을 지나고 있는 면도 없지 않아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며  

때때로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무척 쓴맛 나는 책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적절한 시기에 읽으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이미 경험을 통해 배웠거나 지금도 여전히 그 시행착오를 진행하고 있는 중일 때에는  

아주 약간의 허무와 우울이 찾아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하지만 예전에 읽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정도로 그치는 게 대부분일 듯 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이니까 아픈 건 당연한거다, 그러니까 힘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너무 아프면 안 될 것 같다.

의지와 열정이 파괴될 정도로 청춘을 아프게 만들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건 분명히 바로잡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그런 걸 가지고 청춘이니까 네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잔인한 말이 아닐까.

청춘이라 당연히 아파야 할 부분이 있는거라면, 청춘이 그 외의 부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게 사회가 해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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