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면 요리
윤미영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밤 10시가 넘어서 조금 출출해 질 때 가장 많이 생각나는 밤참 중에 하나는 역시 국수가 아닐런지.

청양고추 송송 썰어넣고 매콤하게 끓인 라면, 멸치다시로 깔끔하게 끓여낸 잔치국수,
올리브 오일과 마늘로만 맛을 낸 파스타,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끌어모아 후다닥 만든 쌀국수 볶음,
냉동실 한 구석에 있던 유부와 어묵을 발굴해서 따끈하게 끓인 우동...

잠들기 전에 탄수화물 덩어리를 씹어 삼킨다는 데에서 오는 죄책감에서 오는 망설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시간 대의 면요리가 가진 마법같은 매력은 그런 망설임을 쉽게 이겨버린다.
그래서 그 한밤 중에 물을 끓이고, 도마 위에서 채소를 송송 썰게 되나보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면의 유혹에 맞서서 싸울 생각이 애시당초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몇 가지 종류의 파스타, 사이즈 별로 장만한 국수들, 냉동과 건조된 우동사리, 쌀국수 그리고 
냉동실에 비축해 놓은 간단한 해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밤에 면요리를 만들어 먹기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해 놓고 있었던 게 아닐런지.
그런 의심이 들었을 정도로 밤참으로 만들어 먹는 면요리를 사랑한다. 그 시간에는 어떤 면요리를
먹어도 어찌나 맛있는지. 가끔 극도의 인내심으로 참았다가, 다음 날 아침부터 면요리를 만들어
먹은 적도 여러 차례인 것 같다. 밤 시간에 먹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보통 1/2인분을 요리하고,
꿀꺽꿀꺽 우유를 삼키기도 하고, 먹고 난 뒤에 2시간 정도는 자지 않으려고 눈을 비비며
읽다만 책을 다시 집어들기도 한다. 그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밤시간 면요리 시식을
그만두지 못하는 걸 보면, 밤의 면요리가 나에게는 참 매력적인가 보다.

그렇게 면요리를 좋아하다보니 면요리에 대한 요리책도 가끔 구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면요리만으로 구성된 요리책 중에는 파스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파스타도 좋아한다. 그래서 파스타에 대한 책을 발견하면 반가워하며 구입한다.

그런데 다른 면요리들은 대부분 일반적인 요리책에 곁가지로 끼어있을 때가 많았다. 부분으로서의
면요리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면요리만으로 조르륵 채워진 요리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런 책을 만났다.

'맛있는 면요리'였다. 이 책은 오로지 면요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스타 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면요리가 옹기종이 사이좋게 페이지를 나누며 자리잡고 있다.
이제 면요리가 먹고 싶으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어떤 특정한 면요리에 구애되지 않는
이 레시피북에서 그 날 먹고 싶은 면요리를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거다.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팔랑 팔랑 페이지를 넘기다가 오늘은 팟타이, 내일은 소바,
그 다음 날은 매운 닭칼국수를 만들어 먹는거다. 그럴 수 있다니, 멋진 면요리 타임이 될 것 같다.

다양한 면요리가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를 만들어 본 결과
만드는 방법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면요리를 역시 스피드가 관건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조리 시간이 비교적 짧은 편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장보러 가기 살짝 귀찮아져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살짝 바꿔치기 해서 만들어 봤었는데, 기본적인 양념을 지킨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앞으로도 밤참 시간에 자주 넘겨보게 되지 않을까?
재료가 몇 가지 없더라도 자신있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면 요리 세계의 다채로움과 무궁무진함을 재발견하게 된 것 같다.

이제까지 만들어 먹던 종류만 주구장창 만들어 먹었었는데, 익숙했던 양념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곤 했었는데 말이다. 약간의 변화를 주더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와 맛의 면요리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익숙한 양념이라도 조합에 따라서 전혀 색다른 면요리를 만들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앞으로 조금 더 자유롭게 면요리를 만들어 볼 참이다.
자유롭지만 물론 맛있게, 그리고 가능하면 건강하게 말이다.
그럴려면 밤에 국수 먹는 습관부터 고쳐야 할 것 같은데...이건 잘 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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