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인생 여행
대니 월러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예스 맨' 프로젝트를 성실하게 수행하던 그가 서른 살을 맞이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저 가만히 앉아서 서른살이 오는 것을 멀뚱멀뚱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 같다.
6개월이나 오직 '예스'만을 고수하기로 결심하고 그걸 실천에 옮긴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엉뚱할 수도 있지만, 끈기와 추진력 하나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라면 서른이라고 무난하게 초조해하며 불안을 당연시하며 시간이 흐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 같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해도 그라면 억지를 부리거나
무리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은 않을 듯 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또 하나의 실험에 착수했다. 
역시나 그는 서른이 다가오기를 멍하지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았다.

그는 아무래도 어른이 되는 시점을 서른으로 잡은 듯 하다. 어른이라기 보다는 중년이 더 정확할 듯
하지만...

친구와 맥주를 마시며 노닥거리다가 문득 자신이 이전의 자신과 다른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어른의 모습이란 말이더냐!'라고 충격을 받고나서 다가오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의기소침해하며 소심한 방황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던 그 때 그는 어머니에게서
짐꾸러미를 건내 받는다. 그리고 거기에서 오래된 주소록을 발견한다.

어린 시절을 공유했던 친구들의 연락처였다. 이제는 완벽하게 연락이 끊긴 상태다.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문득 함께 서른을 맞게 되는 그들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그들을 찾아낸다면 자신 속에
움크리고 자리잡으려고 드는 이 불안감과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과 제대로 교류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실행에 옮긴다. 옛 친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본격적이고 치밀하게!

이제까지 존재마저 잊고 있던 친구들을 이름과 옛 주소만으로 찾아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는 끊어지지 않는 미세한 끈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 연결점을 잘 찾아내기만
한다면 상대방을 찾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구글이란 게 있지 않은가? 찾으려고 들면 찾을 수 있다는 교훈을 이 책을 읽다보면 받게 된다.

순탄하고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시작은 예상했던 것보다 쉬웠지만, 가면 갈수록 넘어야 할 고개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고개를 간신히 넘으면 거기에 그가 찾던 친구가 있었다.
그는 반송되어 올 가능성이 높은 엽서를 옛 주소로 부쳤고, 구글에서 친구의 아버지 이름을 검색했다.
친구를 찾기 위해 그를 대상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짜기도 하고 어설픈 추리를 하기도 하는데,
어이없이도 그게 딱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는 친구들을 한 명씩 찾아낸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시점에서 단념했을 지점을 훌쩍 건너 뛰기도 한다.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호주로, 일본으로 가기도 한다. 미리 연락을 취하지 않고 무작정 직장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모호한 쪽지를 남기는 바람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받기도 하고.

그리고 마음의 앙금으로 남아있던 복수를 마침내 실행하기도 한다. 수차례 이메일을 통해서
사전 작업을 수행하고나서 15년 만에 날리는 통쾌한 복수를 완결 짓기 위해서 그는 또 비행기를 탄다. 

그런 6개월을 보낸다. 참, 이 프로젝트에는 기한이 있었다. 예스맨 프로젝트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던
아내와 상의한 끝에 프로젝트 마감일을 그의 생일날로 정했었다. 그리고 아내의 묵인 아래에서
열심히 친구를 찾았었는데, 나중에야 알게된다. 아내는 묵인만 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로 인해서 아내를 만났고 친구를 다시 얻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거절 당할 염려도 없고, 상황이 복잡해져
가서 머리를 싸매야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종종 거리며 여기저기를 뛰어다닐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건 너무나도 심심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생각 속에만 있는 그 무언가를
실행에 옮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권유를 받는 듯 하다.
움직여야만 할 것 같고, 오랜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서 먼지를 털어내야 할 것만 같다.
이대로 머무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만의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서른이 다가온다면, 게다가 그 서른이 6개월 정도 남았다면 이 책은 매우 의심심장한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작가가 딱 그 시기에 벌였던 프로젝트였으니까 말이다.
6개월이 무엇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는 시기인지 정확하게 감을 잡을 수 없었었는데,
그의 도전을 보면서 6개월 동안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 싶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 싶어진다.

하지만 꼭 서른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을 위해, 내 인생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며 도전의식을 불이 붙을지도
모를 일이다. 각자의 도전은 분명 다른 모습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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