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늘 스펙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경쟁력 없이 살 수밖에 없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가 남자들을 위한 소설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여자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라고 작가가 사석에서 말했다고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본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글쎄, 딱히 위로받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위로의 포인트는 어디였을까?  

나도 눈치 채지 못한걸까, 나만 알아채지 못한걸까?

 

못생긴 여자, 너무나도 못생긴 여자라고 페이지 속에서 무수히 강조되고 있는  

주인공이라기에 무엇하고 비중있는 조연이라기에 서운한 그런 여자가 있다.  

책 속에 있는 문장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그녀를 본 순간 남자주인공이 이런 말을  

했을거다. 예쁜 여자 아이돌들이 쭉 서있는데 난데없이 알프스 소녀가 튀어나와  

요들송을 부르는 것과 같았단다. 

(비슷하려나...? 아닌가..? 책 찾아보고 확인해볼까...귀찮다...)

그녀를 보고 그런 정도의 충격을 받았단다. 쳇...그러는 주인공은 잘생겼다.  

아버지가 탤런트이기도 하다. 물론 도망갔지만...

외모가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던 어머니는 버림을 받았고, 그런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외모가  

어지간히 한스러웠나보다. 동정인지, 희귀함에 대한 호기심인지 몰라도 주인공은  

못생긴 여자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사랑하게 된다...사랑하는 거 맞지?

이것조차 조금 의심스러웠었다.. 이 청년, 제대로 상담 한번 받아봐야 하는 거 아닐까  

책을 읽으며 때때로 생각했었다. 아버지의 배신, 그로 인해 달라진 어머니와의 관계,  

아버지와 똑닮은 자신의 외모의 삼중주가 그에게 어떤 트라우마를 남겼는지... 

그것을 극복한 상태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어도 관심을 가졌을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녀,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도 답답했다. 80년대에는 그랬다...라고 한다면 할 말없다.

주인공에게서 사랑이라는 걸 받고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극복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을 뿐더러, 주눅들어 있고, 왠지 움크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 싫었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돌을 던지는 나쁜 것들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그녀는  

그런 성격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설정도 그다지... 

차라리 그 나쁜 것들에 짱돌을 던질 수 있는 못되고 비뚤어지고 강단있는 성격으로  

자랐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젠장, 이런 나라에서 안 살아'라며 욕이나 한바가지 해주고

훌쩍 트렁크 하나 끌고 내일 새벽 비행기를 타러 떠나는 사람이었으면  

이 책을 읽으며 괜한 불만을 토로하지 않아도 되었을수도...

그녀가 마지막 페이지까지 답답했기에, 읽는 내가 대신 화라도 내주고 싶었졌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된, 두 돌이 안 된 어린애들도 예쁜 여자를 알아보더라...

다수의 잘생긴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거의 대부분의 못생긴 남자도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못생긴 여자를 내세워서 여성을 위로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을 듣고 조금은 기대했었다.

그런데 트라우마에 헤어나지 못한 잘생긴 남자에게 사랑받는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위로받으란 말일까? 그것이 알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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