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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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골 마을, 그리고 그 지역의 유력한 히가미 가에서 벌어지는 연속 살인사건이  

이 소설의 주요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연쇄' 대신에 '연속'이란 단어를 선택한 건  

사건들 사이에 십년이라는 텀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랄까.

그 사건들은 히가미 가에서 벌어지는 후계자 계승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으나,  

그 사건이 계획되고 발생하고 미궁속으로 이끌고 있는 데에는  

그 지역만의 고유한 괴담이 기여한 바가 크다.

히가미 가에는 독특한 참배 의식이 전해지고 있다. 히가미 가, 특히 그 중 제일 가문인  

이치가미 가의 아들들은 병약하기 짝이 없었다. 튼튼하게 자라나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죽거나,  

살아남아도 허약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이유라고 지목되는 데에는 괴담과 저주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삼삼야라는 참배의식을 꼬박꼬박 치르고 있는 것이다.

히가미 가에서 아들이 태어나면 삼일째 밤, 십 삼년째 밤, 이십삼 년째 밤에 그 의식을  

치르게 되는데, 이치가미 가의 아들은 특별히 삼십삼 년째 밤의 의식까지 거행하게 된다.  

사건은 바로 십 삼년째 밤, 그러니까 십삼야 참배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치가미 가의 쌍둥이 남매 중 여동생인 히메코가 우물에 빠져 죽은 것이다.  

사고인지 사건인지 명확하게 밝혀지기도 전에 이치가미 가에서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장례를 치러버리고, 지역에서 유력한 가문의 입김이 작용한 탓인지는 몰라도  

그 사건은 명확한 설명도 해명도 필요없이 서서히 잊혀져간다.

하지만 십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이십삼야 참배가 치러졌다. 참배 자체는 무사히 그리고  

안전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직후 이치가미 가의 장손 조주로의 신부감을 찾기 위한  

맞선 자리에서 기필코 사건이 일어나고야 만다. 거기에서 신부감 후보였던 한 여성과  

조주로로 추정되는 남자가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건의 전초에 불과했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사람은 소설가이자 이 사건이 일어나던 당시에 주재소에서  

근무했던 경찰 다카야시키 하지메의 부인이다.

그녀가 들려주고 있는 그 이야기는 잡지에 연재중에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금 옛 사건을 차분하게 집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잡지 연재분이 늘어날수록, 사건의 실체가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려고 할수록  

아직 사건은 진행중이라는 강력한 예감이 들어버린다. 그리고 그 예감은 그다지 틀린 게 아니었다.
작가가 준비한 치밀한 반전 그리고 또 반전을 기대해봐도 좋을 책이었다.  

작은 마을 자체가 주는 폐쇄감, 그리고 그 마을을 장악하고 있는 괴담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고즈넉하고 스산하게 만들면서 소설 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다.

흥미롭게 읽었다. 조금 길다 싶기도 하고, 지나칠 수 없는 헛점도 있었고,  

배경이나 인물을 설명하는 부분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이 소설이 준비해 놓은 반전이라던지, 사건을 교모하게 괴담과 엮어놓은 부분만큼은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제목만 보고는 으스스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작가가 흩어놓은 사건의 실마리와 단서들을 발견하면서 이리저리 짜맞춰가는 과정이  

꽤 즐거웠던 것 같다. 잠 안 오는 밤에 읽어보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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