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고양이 눈 -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최제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토요일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느긋하고 여유있게 읽어내려 갔던 것 같다.

아침을 먹기에는 너무 늦었고,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일렀기에 식사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빈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어든 책이었다.  

그리고 서른 페이지도 읽지 않고 깨달았다. 이건 그런 책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내가 마음 먹은 시간에 탁~! 페이지를 덮으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읽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일어나서 토스트를 구웠다. 그리고 빵조각을 씹으며 맹렬하게  

이 소설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잡아채는 매력이 있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만큼은 딴 곳에 시선을 돌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도도함같은 게  

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거기에 사로잡혀서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헤어나올 수 없었다.

이야기가 끝난 것 같으면서도 다시 시작되고, 다시 시작되었는가하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  

묘한 분위기의 문장들을 쫓으며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돌림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돌림노래가 완벽하게 똑같이 연주되고 있는 줄 알았더니 조금씩 틀리더라는  

느낌이었달까. 그러면서 흥미진진해졌던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지,  

그 이야기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만 갔다.

가능한 최대의 스피드로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을 찾으며 줄긋기하고,  

유사한 사건들을 발견하며 흩어진 조각을 이어붙였다. 그런 과정에서 약간의  

혼란과 착각의 장이 펼쳐지는데, 그것마저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어졌다.  

미스터리라는 책소개글을 읽으며 기대를 낮추고 있었다. 최근에 미스터리라고 분류되었던  

소설들을 읽으며 실망했던 경우가 조금 있어서 말이다. 그래서 큰 기대를 말아야지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결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기대를 했더라도 좋았을텐데 싶어졌으니까 말이다.

그런 이유로 작가의 다른 소설도 주문해놓은 상태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엄청나게  

기대를 하며 읽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신간소설이 나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게 될 것 같다. 큰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이야기해버린다면 분명 재미없는 설명을 두서없이 나열하게 될 것 같다.  

등장인물이 누구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를 미리 아는 것보다는 이 소설 속의 소용돌이같은  

흐름이 의지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면 훨씬 재미있게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분명 기대한 것 이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될테니까 말이다.

최근에 재미있는 책 읽은 것 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당분간은 이 책 제목이 떠오를 것 같다. 

무심히 읽고 있었는데, 점점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해주는 책이었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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