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사무라이 한 명이 현재에 뚝 떨어지고 만다. 그야말로 황당무개, 어이상실...!! 

빼곡하게 들어선 빌딩, 미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에 놀라기도 하고 겁먹기도 하다가  

결국은 기력도 잃어버린다. 그러던 차에 어느 모자에게 우연히 발견된다.  

그들의 아파트 주차장에 움크리고 앉아있다가 아이에게 발각되었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려면 시간과 공간을 뒤집는 통로를 찾아내야 할 터,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집으로 가는 길을 찾을 때까지 모자의 집에서 어영부영 더부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무사로서 일하지 않고 먹고 살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그가 할 수 있는 일도 딱히 없다. 그리하여 우선은 가사일을 전담하기로 한다.  

그런게 이게 왠일...! 사무라이에게는 가사일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게다가 단 음식을 엄청 좋아해서, 홈베이킹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 딱히 학원을 다닌다거나  

전문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책이나 요리방송을 보며 프로 뺨치는 솜씨를  

뽐낸다.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푸딩을 만들기도 한다.  

푸딩과 과자를 만드는 사무라이가 신세를 지고 있는 집은 싱글 맘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고, 집안일을 해치워야 하며, 아이를 돌봐야 한다.  

하지만 그 세 가지를 모두 잘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슈퍼 우먼이나 원더 우먼도  

분명 해낼 수 없을 것 같으니까... 평범한 사람이라면 금새 지쳐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아이를 기르고 있고, 아이를 사랑하니까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갈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지쳐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조금씩 조금씩 타협하고,  

적당히 얼버무리는 생활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그러던 참에 가사일을 해주고, 아이를 자상하면서 엄격하게 돌봐줄 사무라이가  

나타난 것이다. 럭키한 일이다.  

그렇게 그렇게 모처럼의 단란하고 화목한 일상이 차분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버린다면 소설이 팔리지도 않았을테고, 영화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소설과 영화의  

주인공들에게는 할당되어 있는 시련이라는 게 있다. '촌마게 푸딩'의 주인공들도  

이를 피해나갈 수 있을리가 없다. 그들은 이제 고난과 갈등의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상의 편리는 18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180년 전에  

마땅히 그러하다고 여겨졌던 가치나 덕목은 현재의 이 공간에서는 존재감을 잃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가치와 덕목의 부재는 삶을 건조하고 팍팍하게 만든다.  

부족함이 있는 다른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아왔던 세 사람이 만나면서  

사무라이가 구워내는 달콤한 향이 나는 케이크와 과자와 같은 일상이 만들어진다.  

부드럽고 달콤한 푸딩같은 그들의 일상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 있을까.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연은 니시키도 료. '어울릴까?'했었는데 영화 예고편을 보니까 

어울리더라. 맛있는 케이크와 과자 그리고 푸딩이 잔뜩 나오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이 영화 보는 날 꼭 푸딩을 먹게 될 듯 하다.  

감독은 나카무라 요시히로이다. '골든 슬럼버', '피쉬 스토리',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의  

바로 그 감독.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영화화된 게 많지만 특별히 이 감독이 찍은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특히 좋았던 것 같다. 소설이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면  

지나치게 많이 잘려나가서 뭔가 많이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이 감독의 영화는 그런 점이 최소화되어 있다. 흐름도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달까.  

앞으로는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만 영화로 찍는 건가 싶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이번 영화는 '촌마게 푸딩'이니까. 이 감독이 찍은 영화라니까 꽤 기대된다. 

그리고 '촌마게 푸딩'은 2권이 있다고 한다. 아직 번역·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얼른 빨리 한국어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 못 기다리고 원서를 구입해서, 결국은 반도  

읽지 못했는데 한국어판이 나와서 좌절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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