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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평점 :
일곱 명의 예술대생들이 리라장에 찾아든다.
함께 놀러온 게 신기할 정도의 조합으로, 돈독해보이는 사이는 아니다.
까칠하고 예민하기 그지없는 성격들을 드러내며 그들은 사소한 사건에도
충돌하고 언성을 높이고 있으니까. 그들에게 크고 작은 말다툼을 벌이며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 칼날을 세우는 건 일상일 뿐이었다.
아무래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연애감정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듯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현명하지 않았다.
'본격의 신'이라 불리우는 아유카와 데쓰야가 준비한 연쇄살인사건은
오로지 그들을 위해 계획된 것이니까 말이다.
절벽 아래에서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리라장의 학생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지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레인코트를 비롯한 몇몇 물건들이
학생 중 한 명의 소지품이었던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 곁에 떨어져있던
한 장의 스페이드 카드는 앞으로 리라장에 머물고 있는 그들에게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우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에 리라장의 그들은 트럼프 중에서 13장의 스페이드 카드가
도난당했다는 걸 알아차렸는데, 그 13장 중의 한 장이 바로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다던
그 스페이드 카드였다. 남은 카드는 12장, 사건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그러던 차에 학생들 중 한 명이 독살당한다. 코코아에 탄 비소를 마시고 중독사한 것.
그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또 한 장의 카드. 얼마지나지 않아 낚시를 갔던
또 한 명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 옆에 있었던 건 역시나 스페이드 카드 한 장.
이제 리라장의 그들이 범인의 목표가 된 게 확실해졌다.
범인은 분명 그들 중에 있는 것 같지만 확실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리리장에 갇힌 그들은 점점 불안해지지만 경찰은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에 사건은 또다시 일어난다. 결국은 탐정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명탐정이 홀연히 나타나서 실마리를 풀고, 범인의 수를 먼저 읽고 그의 뒷덜미를 잡아챌
그 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특별상, 제6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수상작가
아유카와 데쓰야의 대표작이다.
그리고 꽤 오래전에 출간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 출간된 추리소설이
의례 그러하듯이 모든 사건이 일어난 뒤에야 초인같이 나타난 탐정이 모든 것을
밝혀낸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유카와 데쓰야가
꽁꽁 숨겨둔 범인과 치밀한 트릭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흥미진진함을 갖추고 있다.
요즘 같았으면 쓰여지지 않았을 장치들이인지라 어쩐지 오래된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그것 역시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점이 이 책을 지금 읽는
의미이자 이유라고 봐야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