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튼
케이트 모튼 지음, 문희경 옮김 / 지니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1924년 여름 리버튼 저택에서 일어났던 시인의 자살 사건과 그 사건을 목격한 자매에 대한  

영화를 찍겠다는 감독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레이스 브래들리에게 연락을 해온다.  

그 사건이 일어나던 그 당시 리버튼 저택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던 소녀 그레이스는  

이제 아흔 여덟이다. 그만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말할 수도 없었던 리버튼 저택의 비밀을 그녀 혼자 간직하고 있었던 거다.  

영화 감독의 방문을 받고 그녀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영화 감독에게 모든 걸 털어놓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손자 마커스에게 그녀가 평생을 짊어지고 왔던 역사를  

건네주려는 것이다. 마커스는 유명한 작가이데, 개인적인 슬픔으로 어딘가를 떠돌아다니고 있다. 

가끔씩 날아드는 우편엽서가 그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수단이었다.

마커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싶어도 그레이스에게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녹음을 선택한다. 그 녹음 테이프를 마커스의 친구 집으로 부칠 것이고,  

언젠가 마커스가 그 음성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 기록은 아주 오래 되었고 책의 두께만큼이나 묵직했다.  

그녀는 우선 1914년 처음 하녀가 되었던 그때로 돌아가 아직까지도 또렷한 옛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하트포트 일가에서 해너 하트포트와 에멀린 하트포트를 만나는

순간부터 그녀들의 최후의 소식을 듣기까지가 기억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차례차례 기술된다.  

그리고 그 시간들 사이에는 엄청난 비밀과 상처들이 움크리고 있었다.  

그 비밀과 상처는 누군가를 궁지로 몰아가기도 했고,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그러니까 '리버튼'은 하트포트 일가의 비밀과 상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리버튼'은 출간되자마자 3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국 출판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는 '리처드 앤 주디 북클럽'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아마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단다.  

선데이 타임스와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에 등극하기도 했고.  

이 책의 이런 저런 이력을 줄줄 나열해 본 건 다름이 아니라 이 책이 그런 평가를  

받을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엄청 두꺼웠고, 페이지를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옛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까. 그러면서 먼지 냄새 폴폴 나는 고리타분한 소설이면  

곤란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스토리는 꽤 흥미진진한 전개되었고, 이후에 반전을 만들어 낼  

요소들이 여기저기에 숨어있어서 지루하고 말고할 순간이 없었다.  

그리고 단순한 개인사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 살아가고 있었던 시대와  

그 당시의 분위기까지 아우르면서 소설은 역사라는 얇은 옷을 덧입게 되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상처와 비밀은 끊임없이 다른 등장인물의 상처와 비밀이 되고,  

결국 그 비밀들이 모여서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버린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고, 누구도 원하지 않은 그런 결말.

게다가 '리버튼'은 그 비밀의 실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흥미나 긴장감을 쉽게  

놓쳐버리는 일도 없었다.  

그리고 왜 전 세계의 독자를 사라잡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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